“합의된 스킨십이었다” 그녀의 한마디…강제추행범 몰렸던 남성, 반전의 기회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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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된 스킨십이었다” 그녀의 한마디…강제추행범 몰렸던 남성, 반전의 기회 잡나

2025. 09. 11 15:0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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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추행' 혐의는 벗어도 '폭행치상' 덫에 걸릴 수도…전문가들이 경고하는 '숨은 혐의'

A씨와 다툰 뒤 강제추행죄로 고소한 여자친구가 '사실은 합의된 스킨십'이었다고 번복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피해 여성의 진술 번복, 강제추행 혐의 남성의 운명은?


“사실 강제는 아니었어요. 스킨십은 합의였습니다.”

강제추행범으로 몰려 인생이 끝날 뻔했던 남성 A씨에게 피해자 B씨의 이 한마디는 한 줄기 빛과 같았다. 하지만 극적인 진술 번복 뒤에는 '폭행치상'이라는 예상치 못한 법적 함정이 도사리고 있었다.


사건은 A씨와 지인 B씨의 술자리에서 시작됐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손을 잡고 어깨를 감싸는 등 자연스러운 신체 접촉이 오갔다. 그러나 함께 귀가하던 길, A씨가 B씨에게 키스하고 가슴을 만지자 분위기는 급변했다. B씨는 “뭐하는 거냐”며 거세게 저항했고, 실랑이는 몸싸움으로 번졌다. 결국 B씨는 경찰에 신고했고, A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B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전치 4주의 상해 진단서를 제출하며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얼마 뒤, B씨는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며 진술을 뒤집었다. 그는 “음주와 폭행으로 인한 고통과 두려움 때문에 정신이 없어 강제로 스킨십을 당했다고 말했지만, 사실 스킨십 자체는 강제가 아니었다”고 털어놓았다.


강제추행 혐의는 벗겠지만…

B씨의 진술 번복은 A씨에게 유리한 국면을 열었다. 서아람 변호사는 “성범죄에서 피해자 진술은 유무죄를 가르는 가장 강력한 증거”라며 “그 핵심 증거가 흔들리는 만큼 검찰의 공소 유지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A씨가 강제추행 혐의를 벗을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다만 서 변호사는 이것이 곧 무혐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수사기관은 진술 번복의 경위와 동기를 집요하게 파고들 것”이라며 “A씨와 B씨 사이에 오간 문자 메시지나 회유 정황 등 다른 증거를 통해 진술의 신빙성을 다시 판단하기에 무혐의를 예단하기는 이르다”고 경고했다.


강제추행 혐의에서 벗어날 희망이 보였지만, A씨의 발목에는 ‘전치 4주’라는 무거운 족쇄가 채워져 있었다. 바로 폭행치상 혐의다. 김강희 변호사는 “스킨십의 강제성이 부정되더라도, 이후 말다툼 과정에서 발생한 폭행과 상해의 책임은 별개”라며 “이미 제출된 진단서로 상해가 입증된다면 폭행치상 부분은 별도로 성립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고죄 성립하나?


한편, 진술을 번복한 B씨는 자신에게 ‘무고죄(허위 사실로 타인을 처벌받게 할 목적으로 신고하는 죄)’의 화살이 돌아올까 두려워했다. 이에 대해 배경민 변호사는 “폭행 직후 정신없는 상태에서 감정적으로 오해해 진술했다는 점은 충분히 참작될 수 있는 사정”이라며 “피해자가 진술 번복으로 무고죄 처벌을 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분석했다.


결론적으로 A씨는 B씨의 진술 번복으로 강제추행 혐의를 벗을 가능성이 커졌지만, 전치 4주 상해를 입힌 폭행 혐의는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한순간의 실수와 엇갈린 진술이 불러온 법적 공방은, 두 사람 모두에게 깊은 상처와 복잡한 숙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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