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스쳐만 가도 소름…골목길 강제추행 피해자의 절규, '마음 상처'도 배상받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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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스쳐만 가도 소름…골목길 강제추행 피해자의 절규, '마음 상처'도 배상받을 수 있나?

2025. 09. 18 13:1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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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직후 정신과 진료, 형사 처벌·민사 배상 '결정적 열쇠'…전문가들 '빠를수록 유리' 조언

남성은 집으로 향하는 A씨의 뒤에서 다가와 다짜고짜 어깨동무를 하며 신체를 접촉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골목길 강제추행, '보이지 않는 상처' 정신과 진단서가 재판의 향방 가른다


"이제 누가 제 옆으로 스쳐 지나가기만 해도 소름이 끼쳐요." 며칠 전 밤, A씨는 집으로 향하는 익숙한 골목길에서 생전 처음 보는 남성에게 끔찍한 일을 당했다.


남성은 A씨의 뒤에서 다가와 다짜고짜 어깨동무를 하며 신체를 접촉했다. 더욱 황당한 것은 가해자의 태도였다. 그는 태연하게 "연락할 일 생기면 연락 달라"며 A씨의 전화번호까지 요구했다.


A씨는 순간적인 공포와 당혹감 속에서도 기지를 발휘했다. 자신의 개인정보를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연락할 일이 생기면 내가 하겠다"고 말하며 남성의 전화번호를 받아낸 뒤, 남성이 멀어지자마자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마음의 상처도 보상받을 수 있나요?"…'정신과 진료'가 핵심


과거에도 비슷한 성추행 피해를 겪었던 A씨에게 이번 사건은 봉인했던 트라우마를 다시 깨우는 계기가 됐다. 그는 "며칠 뒤 경찰서에 가서 진술하며 그날의 일을 다시 떠올려야 하는 것 자체가 너무 싫고 화가 난다"며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A씨의 가장 큰 고민은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상처'를 법적으로 인정받고, 그 치료 과정을 가해자에게 책임지게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하다. 다수의 법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정신과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았다면 정신과 진료를 받고 진단서 등을 받아두면 향후 합의 과정이나 민사소송에서 해당 비용도 요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즉, 정신과 치료비와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금) 모두 가해자에게 청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언제 병원에 가야 하나?"…'사건 직후'가 증거 효력 최강


그렇다면 정신과 상담은 언제 받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까. 전문가들은 '가능한 한 빨리'라고 입을 모은다. 사건 직후의 진료 기록은 피해 사실과 정신적 고통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문 이창주 변호사는 "가능한 한 빨리 상담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며 "상담 기록은 가해자에게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 중요한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법무법인 알파 전재영 변호사 역시 "빠른 시일 내에 정신과 상담을 받고 진단서를 받아 경찰에 제출하는 것이 향후 민, 형사상 대응에 모두 유리한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처벌'과 '배상' 두 마리 토끼 잡으려면…'구체적 진술'과 '객관적 증거' 필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나 불안장애 등의 진단을 받을 경우, 이는 가해자에 대한 형사 처벌 수위를 높이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위자료 액수를 산정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한다.


결국 A씨가 자신의 권리를 온전히 지키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증거 확보가 필수적이다. 경찰 조사 단계에서부터 피해 사실을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는 한편, 정신과 진단서와 진료 기록, 치료비 영수증 등을 빠짐없이 챙겨 제출해야 한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진술조사 시 피해 내용뿐만 아니라 정신적 고통, 일상생활의 어려움도 구체적으로 진술하는 것이 좋다"며 "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통해 치료비 일부를 지원받을 수도 있으니 경찰에 문의해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가해자가 스스로 연락처를 남긴 점은 신원 특정에 유리하지만, 반대로 그가 "추행의 고의가 없었다"고 발뺌할 빌미를 줄 수도 있다. 이처럼 팽팽한 진실 공방 속에서 A씨의 구체적인 피해 진술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정신과 진료 기록은 사건의 향방을 가를 결정적 열쇠가 될 전망이다.


정신과 진단서와 치료비 영수증을 챙기는 것은 단순한 금전 보상을 넘어선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누가 스쳐 지나가도 더는 소름 돋지 않을 권리', 어두운 골목길을 두려움 없이 걸을 수 있는 평범한 일상을 되찾기 위한 피해자의 첫걸음이자 최소한의 무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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