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처 스토킹으로 접근금지인데… 아이 만날 수 있나요?
전처 스토킹으로 접근금지인데… 아이 만날 수 있나요?
전처 “양육비 안 주니 못 보여줘” vs 남편 “두 개는 별개 문제”

접근금지명령이나 양육비 미지급은 법적으로 면접교섭권을 막는 사유가 될 수 없다. / AI 생성 이미지
전처를 스토킹한 혐의로 벌금형을 받고 접근금지명령까지 내려진 A씨. 그는 아이를 만날 수 없게 될까 봐 막막함에 휩싸였다. 전처는 A씨가 양육비를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면접교섭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양육비와 면접교섭은 별개라고 생각하지만, 법적으로 아이를 만날 방법은 없는 걸까?
접근금지명령, 면접교섭권까지 막지는 않아
결론부터 말하면, A씨에게 접근금지명령이 내려졌다고 해서 아이를 만날 권리(면접교섭권)가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두 가지를 별개의 제도로 본다.
법무법인(유한) LKB평산 김정길 변호사는 “접근금지명령이 있더라도 면접교섭 자체가 자동으로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접근금지명령은 전처의 신변 보호를 위한 조치이고, 면접교섭권은 자녀의 복리를 위한 별개의 권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접근금지명령을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면접교섭을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법률사무소 한강 이주한 변호사는 “지금 단계에서 임의로 자녀를 만나려는 시도는 오히려 A씨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법원 “양육비와 면접교섭, 대가관계 아냐”…하지만 태도는 문제
A씨의 주장처럼 양육비 지급 여부와 면접교섭권 행사는 법적으로 직접적인 대가관계가 아니다. 전처가 양육비를 받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일방적으로 아이를 보여주지 않는 것은 정당화되기 어렵다.
뉴로이어 법률사무소 김수열 변호사 역시 “양육비 미지급은 면접교섭권 행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A씨가 “양육비 줘봤자 전처가 가질 텐데 아까워서 못 주겠다”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이는 법원이 면접교섭 분쟁을 판단할 때 A씨에게 매우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법무법인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양육비를 ‘아까워서 못 주겠다’는 태도는 법원에서 매우 불리하게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부모의 책임감 있는 태도를 중요하게 보는데, 이런 태도는 자녀의 복리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고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토킹 벌금형 있는데… ‘안전한 만남’ 증명해야
스토킹 벌금형 전력과 접근금지명령은 A씨에게 분명 불리한 사실이다. 전처는 이를 근거로 A씨와 아이의 만남이 위험하다고 주장하며 면접교섭 배제를 신청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A씨는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전처나 아이에게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는 ‘안전한 만남’이 가능하다는 점을 법원에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는 “현재는 전처와 직접 접촉하지 않는 방식, 예를 들어 제3자를 통한 인도, 면접교섭센터 이용, 시간·장소 제한, 연락수단 제한 등을 조건으로 면접교섭이 가능하다는 점을 법원에 적극적으로 소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처 감치시키고 싶다”는 A씨…변호사들 “순서가 틀렸다”
A씨는 아이를 못 보게 하는 전처를 감치시키고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도 받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지금은 그럴 단계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전처에 대한 법적 조치는 법원의 구체적인 면접교섭 결정이 확정된 이후, 전처가 그 결정을 정당한 이유 없이 따르지 않을 때 비로소 검토할 수 있다. 지금처럼 면접교섭 방법 자체를 다투는 상황에서는 불가능하다.
법무법인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감치나 손해배상은 그 다음 단계에서 검토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지금 A씨가 할 일은 감정적인 대응을 멈추고, 법적 절차 안에서 아이와 안전하게 만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법원을 설득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