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했으니 명절 상여금 뱉어내라?⋯1원도 돌려줄 필요 없습니다
퇴사했으니 명절 상여금 뱉어내라?⋯1원도 돌려줄 필요 없습니다
권고사직 한 달 뒤 날아온 상여금 반환 통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권고사직으로 회사를 떠난 지 한 달. A씨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전 직장으로부터 날아온 메시지는 “지난 12월에 지급했던 설 상여금을 다시 회사에 입금해주세요”라는, 믿기 힘든 내용이었다. 1월 말 퇴사하기 전 이미 받은 명절 보너스를 토해내라는 황당한 요구였다.
A씨는 파견직으로 일하며 매년 설과 추석, 두 차례에 걸쳐 기본급 100%를 상여금으로 받아왔다. 올해도 어김없이 1월 설 연휴를 앞두고, 작년 12월 월급에 상여금이 포함돼 정상적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퇴사 후 두 달 가까이 지난 3월, 회사는 돌연 말을 바꿨다. “고용사와 파견사 간 계약이 변경돼 상여금 제도가 사라졌다”는 게 이유였다.
근로자 동의 없는 그들만의 계약, 효력 있나
A씨를 가장 혼란스럽게 한 것은 회사의 일방적인 통보였다. A씨는 상여금 제도가 없어진다는 2025년 근로계약서에 서명한 적이 없다. 당연히 2024년 계약서에는 상여금 반환과 관련된 어떤 조항도 없었다. 근로자가 알지도 못하고 동의하지도 않은, 심지어 퇴사한 후에야 바뀐 회사 간의 계약이 개인에게까지 효력을 미칠 수 있을까.
변호사들은 한목소리로 “반환할 법적 의무가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법무법인 대환의 김상훈 변호사는 “고용회사와 파견회사 간의 계약 조건은 A씨의 근로계약 내용이 아니므로 회사의 주장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A씨는 2024년 근로계약에 따라 일했고, 상여금은 그 대가로 받은 명백한 급여 일부”라고 선을 그었다.
대법원 판례가 찍은 마침표 “정기 상여금은 임금이다”
변호사들의 자신감은 확고한 대법원 판례에서 나온다. 우리 법원은 정기적으로 지급되고 지급액이 확정된 상여금을 근로의 대가인 ‘임금’으로 판단한다(대법원 1981. 11. 24. 선고 81다카174 판결). A씨처럼 특정 시점에 고정된 금액을 지급하는 형태는 누가 봐도 임금에 해당한다.
특히 근로기준법은 회사가 근로계약 불이행을 이유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하는 계약을 맺지 못하도록 엄격히 금지한다. 이미 적법하게 노동의 대가로 지급된 임금을, 나중에 생긴 사정을 들어 반환하라는 요구는 사실상 ‘위약금’을 물리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 법원의 일관된 태도다(대법원 1996. 12. 20. 선고 95다52222 판결).
부당한 요구에 응할 필요 없어
A씨는 회사의 부당한 요구에 1원 한 푼 응할 필요가 없다.
법무법인 심의 심규덕 변호사 역시 “퇴사 당시 유효했던 근로계약 조건에 따라 적법하게 지급된 상여금이므로, 이를 반환할 의무가 없다는 점은 명백하다”며 “법적 근거가 없는 부당한 요구에 흔들릴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