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건물을 증여했다가 다시 가져가려고 합니다
아버지가 건물을 증여했다가 다시 가져가려고 합니다
증여자에 대한 폭행 등 범죄 행위는 증여 해제 사유
단, 증여받은 땅이 이미 등기 완료됐다면 취소 불가
증여자에게 용서받은 경우도 큰 문제 없어

A씨는 부모님으로부터 건물 하나를 증여받았는데, 결혼을 준비하며 부모님과 갈등을 겪게 되자 A씨 부모님은 "증여한 건물을 다시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셔터스톡
A씨는 부모님으로부터 건물 하나를 증여받았다. 감사한 일이었다. 그러다 A씨가 결혼을 준비하며 부모님과 갈등을 겪게 됐고, 이에 A씨 부모님은 "증여한 건물을 다시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갈등은 점점 깊어졌고, 결국 말다툼 끝에 A씨는 아버지와 몸싸움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아버지는 넘어지기도 했다. 감정을 식힌 뒤, 아버지에게 사과를 했고 그렇게 끝난 일로 생각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아니었다.
A씨의 아버지는 '망은(忘恩)행위'를 이유로 증여 해제를 요구하는 법적 절차를 시작한 것이다. A씨가 밀친 것을 두고 진단서까지 첨부했다. 자신이 잘못하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다. A씨는 이 일로 정말 증여가 없던 일이 되는 건지 변호사를 찾았다.
우선, 변호사들은 A씨가 법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분석했다. A씨가 부친을 다치게 한 것은 민법상 '증여 해제 사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유)효성의 김진형 변호사는 "증여자에 대한 폭행이나 상해는 일단 민법 제556조 제1항에 명시된 '증여 해제 사유'가 된다"고 말했다.
민법 제556조(수증자의 행위와 증여의 해제)
① 수증자가 증여자에 대하여 다음 각호의 사유가 있는 때에는 증여자는 그 증여를 해제할 수 있다.
1. 증여자 또는 그 배우자나 직계혈족에 대한 범죄행위가 있는 때
2. 증여자에 대해 부양의무 있는데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때
다만,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우선, 아버지와 화해하는 방안이다. 위 조항에 명시된 대로 망은행위를 했거나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증여를 해제할 수 있지만 이를 용서받으면 소멸하기 때문이다.
민법 제556조(수증자의 행위와 증여의 해제)
②전항의 해제권은 해제 원인 있음을 안 날로부터 6월을 경과하거나 증여자가 수증자에 대하여 용서의 의사를 표시한 때에는 소멸한다.
혹은 이미 증여를 완료한 경우를 고려해 볼 수 있다. 민법 제558조는 증여 해제와 관련해, 이미 이행한 부분에 대하여는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무법인 혜안의 안병찬 변호사는 "A씨가 증여받은 건물에 대한 등기가 완료되지 않았다면 증여가 취소될 가능성이 크긴 하다"면서도 "다만, 이미 등기를 마쳤다면 증여 취소는 어렵다"고 짚었다.
법무법인 인화 김명수 변호사도 "증여 해제 사유가 발생해도 증여가 이미 이행된 부분에 대해서는 이를 해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자지간의 문제이므로 적정선에서 협의해 결정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