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후 측정거부, '초범'인데 실형?…변호사 17인의 경고
음주운전 후 측정거부, '초범'인데 실형?…변호사 17인의 경고
주유소 들이받고 측정 거부한 운전자, 법원 공소장에 '눈앞 캄캄'…법률 전문가들 "음주운전보다 더 무거운 죄, 안일한 대응은 금물"

음주운전 사고 후 측정기를 제대로 불지 않는 방법으로 경찰의 음주 측정을 거부한 운전자가 실형 위기에 처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초범인데 실형? 음주측정 거부한 운전자에 17인 변호사 '징역형 구형' 경고
음주운전 사고 후 경찰의 음주측정을 거부한 운전자가 초범임에도 실형 위기에 처했다. 법률 전문가 17인은 '음주운전보다 더 무거운 범죄'라며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지난 9월 새벽, 운전자 A씨의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렸다. 술에 취한 채 운전대를 잡은 그는 귀갓길에 주유소 입간판과 벽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음주측정을 요구했지만, A씨는 제대로 숨을 불어넣지 않는 방식으로 측정을 거부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그의 손에 들린 것은 난생처음 받아보는 법원의 공소장(검사가 법원에 재판을 청구하는 문서)이었다.
"한순간의 실수, 돌아온 건 법원의 공소장"
"이런 일이 처음이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A씨는 법률 상담 플랫폼에 글을 올리며 막막한 심정을 토로했다. 생전 처음 형사재판을 받게 될 처지에 놓인 그는 의견서와 반성문 작성법조차 몰라 전문가들의 도움을 구했다.
음주운전, 물적 피해 사고, 그리고 경찰의 정당한 공무집행 거부까지. A씨의 불안감은 법조계 전문가들의 답변을 통해 냉혹한 현실로 다가왔다.
"음주운전보다 무서운 '측정거부'…변호사들 '실형 가능성' 경고"
A씨의 사연에 답한 변호사 17인은 약속이나 한 듯 '음주측정거부'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법무법인 선승의 안영림 변호사는 "음주측정거부는 음주운전보다 중하게 처벌되는 경향이 있다"고 잘라 말했고, 법무법인 에스엘의 이성준 변호사 역시 "초범이라도 음주측정 거부는 중대한 범죄로 취급된다"고 강조했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측정거부로 재판을 받게 되면 검찰에서 징역형을 구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윤창호법 시행으로 처벌 수위가 과거에 비해 대폭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A씨처럼 물적 피해까지 낸 경우는 더욱 불리하다. 김묘연 변호사(법률사무소 집현전)는 "피해를 입은 주유소에 적절한 피해보상과 사과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가중처벌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살 길은 '진심 어린 반성' 뿐…양형자료 총력전"
벼랑 끝에 선 A씨에게 남은 길은 무엇일까. 변호사들은 '진심 어린 반성'과 이를 증명할 '양형자료' 준비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경태 변호사는 "인명 피해가 없고 초범인 점, 깊이 반성하는 점은 긍정적 요소"라면서도 "진심 어린 반성과 재범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범행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반성문 ▲피해 복구를 위한 노력과 합의서 ▲차량 처분, 알코올 중독 상담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담은 자료 제시 등이 꼽혔다.
법률사무소 명중의 윤형진 변호사는 "수사기록 전체를 검토해 수사 과정에서 잘못 진술한 부분을 재판 단계에서 보완해야 한다"며 전문가의 조력을 통한 체계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법원 문턱 넘은 음주사범, '초범'이라도 안심 못 해
현행 도로교통법은 음주측정거부 행위를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이는 혈중알코올농도 0.2% 이상의 만취 운전자와 동일한 처벌 수위다. 법원은 운전자의 거부 의사가 객관적으로 명백하면 죄가 성립한다고 본다.
이철호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법무법인 동인)는 "실무상 물적 피해가 있는 측정거부는 구공판(정식재판 회부)되는 경우가 많고, 검사는 징역형을 구형한다"며 "초범은 집행유예를 받는 경우가 많지만 동종 전과가 있다면 실형 선고도 받을 수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