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때문에 망했으니 소송” 대표의 협박, 계약서만 믿었다간 큰코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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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때문에 망했으니 소송” 대표의 협박, 계약서만 믿었다간 큰코다친다

2026. 03. 24 15:3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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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중도퇴사 시 손해배상' 조항은 종이호랑이? 전문가들 “증거가 진짜 무기”

프로젝트 실패 책임을 지고 퇴사하려는 직원에게 회사가 손해배상 소송을 협박했다. / AI 생성 이미지

대형 프로젝트를 사실상 혼자 이끌다가 대표의 압박에 퇴사를 결심한 직원. 회사는 근로계약서의 ‘손해배상’ 조항을 근거로 “소송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과연 직원은 프로젝트 실패의 책임을 모두 짊어지고 거액을 배상해야 할까? 법률 전문가들은 “해당 조항 자체가 무효일 가능성이 크다”며 법적 절차 준수와 ‘결정적 증거’ 확보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네 탓에 프로젝트 망했다”…족쇄가 된 손해배상 조항


여러 회사가 함께하는 컨소시엄 프로젝트였지만 현실은 암담했다. A씨는 회사 지분 15%에 불과한 프로젝트를 사실상 혼자서 이끌고 있었다.


부족한 회사 지원 속에 고군분투했지만, 결국 고객사로부터 대형 컴플레인이 터져 나왔다. 문제를 해결해야 할 대표는 오히려 모든 화살을 A씨에게 돌렸다. “네 탓이다”라는 비난과 압박이 계속되자, A씨는 결국 퇴사를 결심했다.


하지만 퇴사의 길은 험난했다. A씨가 법률에 따라 한 달의 유예기간을 두고 인수인계까지 충실히 하겠다고 밝혔음에도, 대표는 “계약서에 의거해 문제가 되면 소송을 걸겠다”는 협박성 발언을 쏟아냈다.


A씨의 발목을 잡은 것은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프로젝트 중도 하차 시 회사 손해에 대해 배상 의무가 있다’는 조항. 억울함과 막막함 속에서 A씨는 법률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전문가들 “위약금 예정 계약, 근로기준법 위반…무효 가능성 커”


변호사들은 대표가 ‘비장의 무기’처럼 꺼내 든 손해배상 조항이 법정에서는 힘을 쓰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이민철 변호사는 “‘프로젝트 중도 하차 시 손해를 배상한다’는 취지의 조항은, 근로기준법에서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위약 예정의 금지’에 해당하여 법적 효력을 인정받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단언했다. 이는 근로자의 퇴직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것을 막기 위한 법적 장치다.


물론 회사가 실제 손해를 입증해 소송을 거는 것 자체는 가능하다. 하지만 전종득 변호사는 “회사는 별도로 ​실제 손해​를 A씨의 ​고의·과실 및 인과관계​까지 입증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있으나, 실무상 신의칙상 제한·감경되는 경우가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단순히 직원이 퇴사했다는 사실만으로 손해배상 책임을 묻기 어렵고, 회사가 직원의 명백한 잘못과 그로 인한 손해 발생을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한다는 의미다.


“기록하고, 통보하고, 서명 말라”…변호사들이 제시한 ‘방어 전략’


그렇다면 A씨는 이 위기 상황을 어떻게 돌파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감정적 대응을 피하고 철저한 ‘기록 관리’에 돌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가연 변호사는 “현 단계에서는 감정적 대응보다는 ‘기록 정리’가 핵심입니다. 업무 진행 상황, 회사의 지원 부족, 클라이언트 컴플레인 경위, 인수인계 계획 등을 문서·메일 등으로 명확히 남겨 두고, 퇴사 의사도 공식적으로 통보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A씨가 계획한 ‘한 달 후 퇴사 및 성실한 인수인계’는 가장 강력한 방어 수단이 될 수 있다. 한다은 변호사는 “A씨께서 한 달 정도의 기간을 두고 퇴사 의사를 밝히면서 인수인계까지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라면, 일반적인 기준에서 근로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묻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이민철 변호사는 “퇴사 전 책임 인정이나 손해배상에 동의한다는 취지의 문서가 있다면 섣불리 서명하지 않으시는 것이 좋습니다”라며 섣부른 합의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결국 법적 분쟁에서 A씨를 지킬 무기는 대표의 협박이나 회유가 아닌, 스스로 준비한 객관적 증거와 기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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