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남자인 줄…' 나체로 기다린 여성의 황당한 강간 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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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남자인 줄…' 나체로 기다린 여성의 황당한 강간 고소

2026. 03. 31 10:1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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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못 받자 돌변…전문가들 “폭행·협박 없어 무혐의 가능성”

채팅 앱으로 만난 여성이 성행위 도중 상대가 기다리던 남자가 아님을 알고 돈을 요구했다가 거절 당하자, 강간으로 고소했다. /

채팅 앱으로 만난 여성이 비상구에서 나체로 기다리다 성행위를 시작한 뒤, 자신이 기다리던 남자가 아니란 사실을 알고 돈을 요구했다 거절당하자 남성을 강간으로 고소한 사건이 발생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여성이 만남을 주도했고 폭행·협박이 없었던 점, 사건 직후 다른 남성과 성매매를 한 정황 등을 들어 강간죄 성립이 어렵다고 분석했다.


“계단에서 하자”…만남 유도 후 돌변한 여성


사건은 한 남성이 채팅 앱에서 “계단에서 할 건디 올 사람 있냐”는 여성의 글을 보고 연락하면서 시작됐다. 남성이 돈이 없다고 말하자 여성은 “안 줘도 되니”라며 특정 건물 12층의 입구 비밀번호를 알려주며 “와서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남성이 약속 장소인 비상구에 도착하니 여성은 옷을 홀딱 다 벗고 있었다. 별다른 대화 없이 여성이 먼저 남성의 바지를 벗기고 입으로 행위를 시작했다.


행위 도중 불빛이 깜빡이자 둘은 멈칫했다. 그 순간 여성은 다른 남성과의 대화 내용이 담긴 휴대폰 화면을 보여주며 “혹시 이 사람 아니냐”고 물었다. 화면에는 “도착하였는데 왜 다른 남자분이랑 하고 계시냐는 식의 내용”이 있었다. 여성이 기다리던 사람은 다른 남자였던 것이다.


상황을 파악한 여성은 “일단 했으니 돈을 달라고” 요구했고, 남성이 이를 거절하고 자리를 뜨자 며칠 뒤 경찰이 찾아왔다. 여성은 남성을 강간 혐의로 고소한 상태였다. 심지어 여성은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기다렸던 다른 남성과는 3만 원을 이체받고 성관계를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강간죄 핵심 ‘폭행·협박’ 없어”


법률 전문가들은 강간죄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강간죄의 핵심 구성요건인 ‘폭행 또는 협박’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는 “강간죄가 성립하려면 '폭행 또는 협박'을 수단으로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간음해야 한다”며 “여성이 먼저 어플을 통해 장소와 비밀번호를 알려주며 유인했다는 점, 스스로 옷을 벗고 기다리고 있었다는 점은 강제성을 부정하는 강력한 정황”이라고 설명했다.


로티피 법률사무소 최광희 변호사 역시 “상대방이 비상구에서 나체 상태로 대기하며 자발적으로 성행위를 시작하였고 이후 다른 남성과 성관계를 이어간 점은, 강간죄의 핵심인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음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정황”이라고 분석했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 이주헌 변호사는 “금전 요구 거절에 따른 보복성 고소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여성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대법원 판례에 비춰 본 ‘피해자 진술’의 모순


이번 사건은 법원의 판단 기준에 비춰볼 때 고소 내용의 신빙성이 매우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는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할 때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 논리성, 모순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여성이 먼저 만남을 제안하고 장소와 비밀번호까지 제공한 점, 스스로 옷을 벗고 성행위를 시작한 점, 돈을 요구하다 거절당한 점, 그리고 남성이 떠난 직후 다른 남성과 금전을 받고 성관계를 가진 점 등은 일반적인 강간 피해자의 행동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는 강간 피해를 입었다고 보기 어려운 행동을 한 경우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대법원 2020. 8. 20. 선고 2020도6965 판결 참조)의 취지와도 일치한다.


또한 강간죄가 성립하지 않더라도 성매매 시도 자체는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소지가 있다. 하지만 남성이 금전을 지급하지 않았고, 여성이 먼저 행위를 시작한 점 등을 고려하면 처벌 가능성은 낮다는 게 법률가들의 중론이다.


“앱 대화가 결정적 증거”…초기 대응이 성패 가른다


전문가들은 무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객관적 증거 확보와 경찰 초기 조사에서의 일관된 진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법률사무소 한강 이주한 변호사는 “지금 단계에서 바로 조사에 나가 단편적으로 해명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며 “앱 대화, 출입 경위, 체류 시간 등 흐름이 보이는 자료를 먼저 정리하고 일관된 진술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카톡 대화 캡처”라며 “여성이 먼저 장소를 제안하고 유인한 내용이 남아 있다면 강간 혐의를 벗는 결정적 증거가 된다”고 밝혔다.


성범죄는 피해자 진술만으로도 유죄가 인정될 수 있는 만큼, 섣부른 대응은 금물이며 수사 초기부터 변호인의 전문적인 조력을 받아 사건의 전체적인 흐름과 법리적 쟁점을 정리해 대응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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