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친 말 "영상? 당연히 안 지웠지"…18세 때 강제 촬영, 3년 지난 지금 처벌될까?
전 남친 말 "영상? 당연히 안 지웠지"…18세 때 강제 촬영, 3년 지난 지금 처벌될까?
18세 때 동의 없이 성관계 영상을 촬영당한 21세 여성의 고통. 전 남자친구는 다른 여성의 영상까지 보내며 불안감을 키웠다. 법률 전문가들은 "명백한 범죄"라며 "촬영 당시 미성년자였던 점을 고려해 아청법 적용 가능성도 있다"고 입을 모았다.

21세 여성 A씨는 3년 전 미성년자였던 자신을 불법 촬영하고도 "안 지웠다"고 말한 전 남자친구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영상? 당연히 안 지웠지"
스물한 살 여성 A씨는 3년 전의 악몽에 갇혀 살고 있다. 공포의 근원은 한때 사랑했던 남자의 휴대폰에 담겨 있을지 모를 영상과, 그의 입에서 나온 섬뜩한 한마디. "영상? 당연히 안 지웠지."
A씨는 이 디지털 족쇄를 끊어내기 위해 법의 문을 두드렸다.
"찍지 마" 외침 무시한 24살 남친…끔찍한 기억의 시작
모든 일은 A씨가 18세였던 3년 전 여름 시작됐다. 당시 24살이던 남성을 만났고, 정식으로 사귀기 전 관계를 가졌다. A씨는 그가 휴대폰을 들어 자신을 찍으려 하자 "하지 말라"고 분명히 거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그는 A씨의 외침을 무시하고 촬영을 강행했다. 끔찍한 경험이었지만, 그를 좋아했던 마음 탓에 A씨는 결국 연인 관계를 시작했다.
다른 여자 영상까지 보낸 남자…'내 영상도 유포될까' 공포
연애 중에는 동의하에 영상을 찍기도 했다. 하지만 불안의 씨앗은 다른 곳에서 싹텄다. A씨가 자신의 영상들을 보내달라고 할 때마다 남자는 거절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핸드폰을 바꿔야 해서 영상을 지워야 하니 너한테 보내주겠다"며 영상들을 전송했다.
충격적이게도 그 안에는 다른 여성들의 성관계 영상까지 섞여 있었다. A씨의 머릿속에 경고등이 켜졌다. '다른 여자 영상을 나한테 보냈는데, 내 영상은 다른 사람에게 보내지 않았을까?'
"당연히 안 지웠지"…거짓말과 함께 산산조각 난 믿음
두 사람이 헤어질 때 A씨는 모든 영상을 지워달라고 요청했고, 남자는 "지웠다"고 답했다. 하지만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지난 여름, A씨는 그를 다시 만나 물었다. "정말 영상 다 지웠어?" 돌아온 대답은 A씨의 심장을 얼어붙게 했다. "당연히 안 지웠지."
남은 감정 때문에 애써 외면했지만, 이후에도 역겨운 성적 요구가 계속되자 A씨의 마음은 완전히 돌아섰다. 최근 다시 영상 문제를 따져 묻자 그는 돌연 "다 지웠다"고 말을 바꾼 뒤 A씨를 차단해버렸다. 유포 여부도, 삭제 여부도 확인할 길 없는 A씨는 결국 법적 대응을 결심했다.
변호사들 "명백한 범죄…N번방 이후 처벌 무거워져"
"고소할 수 있을까요?" A씨의 절박한 질문에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가능하다"고 답했다. 변호사들은 A씨의 전 남자친구 행위가 여러 범죄에 해당할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법률사무소 필승의 김준환 변호사는 "상대방의 동의 없이 촬영하는 행위는 카메라등이용촬영죄에 해당한다"며 "N번방 사건 이후 처벌 수위가 매우 높아져 초범도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많다"고 경고했다.
법무법인 대청의 김희원 변호사는 "촬영 당시 피해자 나이가 19세 미만이었기에 아청법(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성착취물 제작 혐의가 성립될 여지가 있다"며 "이 경우 훨씬 더 무겁게 처벌받는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다른 여성의 영상을 받은 것은 즉시 삭제해야 한다"며 "계속 소지할 경우 불법촬영물 소지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디지털 포렌식'이 열쇠…삭제했어도 처벌 가능
변호사들은 망설이지 말고 고소 절차를 밟으라고 권고한다. 전 남자친구가 영상을 지웠다고 주장하더라도 처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신우의 이진영 변호사는 "촬영 버튼을 눌러 영상이 저장된 순간 범죄는 이미 성립한다"며 "형사 고소가 진행되면 수사기관이 스마트폰을 압수수색하고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영상의 존재와 유포 여부를 확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남자친구가 스스로 내뱉은 "당연히 안 지웠지"라는 말은 그의 범죄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그의 휴대폰과 컴퓨터 등을 확보해 숨겨진 영상 파일과 유포 흔적을 낱낱이 추적하게 된다.
캡틴법률사무소의 박상호 변호사는 "죄질이 매우 좋지 않아 혐의가 인정된다면 고액의 위자료 및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민사적 책임을 묻는 길도 열려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