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스티커 붙이면 칼로 찌른다"…아파트 발칵 뒤집은 메모, '협박죄' 될까?
"주차 스티커 붙이면 칼로 찌른다"…아파트 발칵 뒤집은 메모, '협박죄' 될까?
광주 한 아파트 주차 차량에 섬뜩한 경고문
경찰 수사 착수

광주의 한 아파트 단지에 주차된 차량 앞 유리에 붙은 협박 메모. /온라인 커뮤니티
주차 위반 스티커를 붙이면 찾아가서 칼로 배를 찌르겠다는 섬뜩한 경고장이 날아들었다. 광주의 한 대단지 아파트가 이 메모 한 장으로 발칵 뒤집혔다. 주민들은 "너무 무섭다"며 불안에 떨었고, 경찰은 즉각 수사에 착수했다.
사건은 지난 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진 한 장이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 앞 유리에 붙은 메모에는 "스티커 붙이면 찾아가서 칼로 배 찌른다"는 살벌한 문구가 적혀 있었다.
지정된 주차 시간을 어긴 것에 대한 경고 스티커에 앙심을 품은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 하지만 정작 해당 차량의 주인은 "내가 쓴 메모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면서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처벌의 핵심 열쇠, '협박죄' 성립 여부
그렇다면 이 살벌한 메모, 법의 잣대로 보면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이는 명백히 '협박죄(형법 제283조)'가 성립한다.
협박죄는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해악의 고지'가 있을 때 성립한다. '칼로 배를 찌른다'는 표현은 누가 봐도 명백하고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에 해당한다.
협박 대상 역시 명확하다. 이 메모는 불특정 다수가 아닌 '주차 위반 스티커를 붙이는 사람', 즉 아파트 관리인이나 경비원을 특정하고 있다. 대법원 판례는 협박죄 대상을 자연인(사람)으로 한정하는데, 이 경우에도 정확히 부합한다.
결론적으로 메모 작성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다만, 메모에 '칼'이라는 위험한 물건이 언급됐지만 실제 칼을 소지한 상태에서 협박한 것은 아니므로, 처벌이 더 무거운 특수협박죄(7년 이하 징역)는 적용되기 어렵다.
피해자가 "괜찮다"하면 처벌 못 해…범인 특정도 '난관'
하지만 변수도 있다. 협박죄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히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다. 만약 스티커를 붙이는 관리인이나 경비원이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하면, 경찰이 범인을 잡아도 재판에 넘길 수 없다는 의미다.
경찰 수사의 가장 큰 난관은 '범인 특정' 문제다. 차 주인이 자신의 소행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상황에서, 경찰은 CCTV 영상이나 필적 감정 등 명확한 증거를 찾아내야만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