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주지 않으려 퇴사? 법원 “꼼수 안 통합니다”
양육비 주지 않으려 퇴사? 법원 “꼼수 안 통합니다”
소송 중 ‘소득 0원’ 주장해도 과거 소득·능력으로 산정

이혼 소송 중 양육비 회피를 위해 퇴사하고 '소득 0원'이라 주장해도, 법원은 과거와 잠재적 소득 능력을 고려한 '추정 소득'으로 양육비를 산정하므로 의도적 회피는 불리할 수 있다./ AI 생성 이미지
이혼 소송 중 양육비를 줄이거나 피할 목적으로 갑자기 직장을 그만두고 ‘소득 0원’을 주장하는 꼼수, 과연 법원에서 통할까?
다수의 변호사들은 “법원은 현재의 형식적 소득이 아닌 과거 소득과 잠재적 소득 능력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며 “오히려 의도적 회피로 비쳐져 불리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아이의 생존권이 달린 양육비 문제를 두고 벌이는 얄팍한 술수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월급 0원' 서류 한 장의 배신, 법원은 속지 않는다
이혼을 앞둔 A씨는 걱정이 태산이다. 상대방이 양육비를 적게 내려고 이혼 소송 직전 멀쩡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소득이 없다고 나올까 봐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법원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말한다. 법률사무소 한강 이주한 변호사는 “피고가 재판 직전에 퇴사하여 급여가 0원으로 확인된다고 해서 곧바로 양육비가 0원이나 최소 수준으로 내려가지는 않습니다”라고 단언했다.
법원은 서류상 소득이 0원이더라도 부모로서의 양육 책임을 면제해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연우 백지예 변호사 역시 “판례상 소득이 없는 경우에도 양육비 지급 의무는 인정되는 것이 원칙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소득 0원’ 증명서는 양육비 방어의 절대적인 방패가 될 수 없다.
법원의 ‘매의 눈’, 잠재 소득까지 꿰뚫어 본다
법원은 어떻게 소득 없는 부모에게 양육비를 부과할까? 비결은 ‘추정 소득’에 있다.
법원은 당사자의 과거 소득 기록, 경력, 자격증, 건강 상태, 재취업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 사람이 이 정도는 벌 수 있다’고 판단하고 이를 기준으로 양육비를 산정한다.
법무법인 태림 김정현 변호사는 “상대방이 퇴사해서 소득이 0으로 나온다고 해도 법원은 그걸 그대로 인정하지 않고 기존 소득이나 일할 수 있는 능력을 같이 보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특히 소송을 앞두고 갑자기 퇴사하는 행위는 ‘양육비 회피’라는 의심을 사기 충분하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특히 기존 합산소득이 800만~900만 원 수준이었다면, 재판 직전 퇴사는 의도적 회피로 판단될 가능성이 큽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경우 법원은 과거 소득이나 비슷한 경력자의 평균 임금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소득 0원’ 주장은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세전’이 원칙, 각종 수당도 예외 없다
양육비 산정의 또 다른 핵심은 소득 기준이다. 많은 이들이 세금을 떼고 실제로 손에 쥐는 ‘세후’ 금액을 떠올리지만, 법원의 기준은 ‘세전’이다. 양육비 산정기준표는 세금을 공제하기 전의 총소득을 기준으로 삼는다.
특히 공무원처럼 기본급 외 수당이 많은 직업이라면 이 기준은 더 중요해진다.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는 “양육비 산정 시 소득은 원칙적으로 세전 기준으로 보며, 공무원과 같이 수당이 많은 직군의 경우 기본급뿐 아니라 정기적·반복적으로 지급되는 수당까지 포함한 총소득을 기준으로 평가됩니다”라고 명확히 했다.
법무법인 세현 조현정 변호사 또한 “양육비 산정 기준표의 소득은 원칙적으로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을 포함한 세전소득을 기준으로 평가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아이를 위해 쓰여야 할 양육비를 두고 벌이는 계산은 법정에서 통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불리한 결과만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경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