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 D-day, 국선 변호사는 오지 않고… 발등에 불 떨어진 피고인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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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 D-day, 국선 변호사는 오지 않고… 발등에 불 떨어진 피고인의 운명은?

2026. 01. 30 12:3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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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안내면 기각" VS "법원 책임, 걱정마라" 변호사들 의견도 극과 극

피고인이 항소이유서 제출 마감일에 국선변호인과 연락이 두절되어 항소 기각 위기에 처해 있다. / AI생성 이미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피고인에게 운명의 날이 밝았다. 법이 정한 항소이유서 제출 마감 20일째, 구원의 손길이 되어줄 국선변호인에게선 연락 한 통 없다. 이대로 항소가 허무하게 기각될 절체절명의 위기.


"당장 뭐라도 내라"는 다급한 경고와 "피고인 잘못이 아니니 괜찮다"는 상반된 조언이 부딪히는 가운데, 피고인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오늘이 마지막 날인데…" 애타는 피고인, 묵묵부답 변호인


"소송기록접수통지서 받은 이후 20일 안에 제출을 해야하는데 제가 국선변호인 선정서류를 늦게 내서 아직도 국선 변호인한테 연락이 없는데 오늘이 20일째 입니다." 한 피고인의 절박한 질문이 사건의 시작이었다.


형사소송법 제361조의3에 따르면, 피고인은 법원으로부터 소송기록 접수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 기간을 지키지 못하면 항소는 원칙적으로 기각된다.


법적 조력을 받기 위해 국선변호인을 신청했지만, 마지막 날까지 변호사의 얼굴은커녕 목소리 한번 듣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것이다.


"당장 내라!" vs "걱정 마라", 전문가들의 엇갈린 처방전


피고인의 운명이 걸린 이 질문에 법률 전문가들은 각기 다른 해법을 내놓으며 팽팽히 맞섰다. 일부는 '즉시 제출'을 강력히 권고했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지금이라도 짧게 내세요"라며 "오늘 안내면 항소기각입니다"라고 단호하게 경고했다. 법무법인 신의 박지영 변호사 역시 "오늘까지 제출기한이라면 오늘 자정(밤 12시) 이전까지 반드시 제출하셔야 합니다"라고 강조하며 기한 엄수의 중요성을 못 박았다.


반면, 다른 시각도 존재했다. 한 변호사는 "국선변호인이 선정된 후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국선변호인이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은 이유에 피고인의 귀책사유가 없다면 법원은 기존 국선변호인 선정결정을 취소하고 새로운 국선변호인을 선정한다"며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라고 조언했다. 이는 변호인이 선정된 이후의 상황에 대한 설명으로, 법원의 절차적 책임을 강조한 것이다.


법률사무소 가온길 백지은 변호사도 섣부른 판단을 경계하며, 먼저 재판부에 국선변호인 지정 여부를 문의한 뒤 해당 변호사에게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신중한 접근을 제안했다.


'20일의 덫'과 '변호인 조력권', 대법원의 판단은?


변호사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이유는 형사소송법상 '20일 제출 원칙'과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피고인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변호인의 조력을 받지 못했다면 법원은 어떤 판단을 내릴까. 과거 대법원 판례는 피고인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빈곤 등을 이유로 국선변호인의 선정을 청구하면서 충분한 시간 여유를 두고 선정청구를 하였는데도 법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선정을 지연하여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야 비로소 국선변호인이 선정됨으로써 항소이유서의 작성·제출에 필요한 변호인의 조력을 받지도 못한 상태로 피고인에 대한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도과해 버렸다면, 이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피고인의 권리가 법원에 의하여 침해된 것"이라고 판시했다(대법원 2000. 11. 28. 선고 2000모66 결정). 즉, 법원의 잘못으로 기한을 놓친 경우 이를 이유로 항소를 기각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다.


최악 피하는 가장 안전한 길: '일단 제출, 추후 보강'


법적 보호 장치가 있다 해도, 당장 항소가 기각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해소할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엇일까? 다수의 전문가들은 '일단 제출하고, 나중에 보충하는' 전략을 추천한다.


이성준 변호사는 "양형부당, 사실오인, 법리오해 이유로 적으시고 간단한 요지 적으신 후 자세한 내용은 차후 의견서로 제출하겠다고 하셔요"라고 구체적인 작성법을 제시했다.


김경태 변호사 역시 "기한 연장이 어렵다면, 현재 시점에서 준비하실 수 있는 수준의 간단한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신 후, 국선변호인이 선정되면 보충서면을 통해 추가 주장을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실제로 법원은 피고인이 직접 쓴 항소이유서에 너그러운 경향을 보인다. 판례에 따르면 피고인이 "원심판결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억울한 판결이므로 항소를 한 것입니다"라고만 적어내도, 법원은 이를 사실오인 또는 양형부당 주장으로 보고 심리해야 한다.


따라서 마감일 변호사 연락이 닿지 않는다면, 간단한 이유서라도 제출해 '항소 기각'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고, 추후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상세한 '보충 항소이유서'를 내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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