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반의사불벌'로 인해 스토킹 처벌 피한 사람은 3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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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반의사불벌'로 인해 스토킹 처벌 피한 사람은 36명

2022. 10. 15 12:33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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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을 계기로 스토킹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반의사불벌죄' 조항 폐지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정부가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을 계기로 스토킹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반의사불벌죄' 조항 폐지다.


반의사불벌죄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로, 스토킹 범죄 등이 해당한다. 지난해 10월 시행된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처벌법)은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밝힌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반의사불벌죄 조항을 두고 있다(제18조 제3항).


실제로 이 조항에 따라 처벌을 면하는 가해자들이 존재한다. 최근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30일 기준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거된 7152명 가운데 1879명(약 26%)이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혀 불기소 처분됐다.


스토킹으로 재판 넘겨졌지만, 반의사불벌죄로 인해 처벌 피해

그런데 어렵사리 가해자를 재판을 넘겼지만,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반의사불벌죄가 적용되면서였다. 처벌불원 의사 표시는 1심 선고 전까지 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형사소송법 제232조 제1항·제3항).


우리 형사소송법 제232조에는 고소의 취소에 관한 규정이 있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우리 형사소송법 제232조에는 고소의 취소에 관한 규정이 있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대법원이 공개한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지난 1년간 36명이었다(확정판결 기준). 이들 대부분은 피해자의 지인(32명)들로, 헤어진 연인이나 직장 동료 등이었다.


스토킹 횟수나 범행 내용 등에 비춰보면 무거운 처벌이 예상됐다. 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가해자와 합의해 처벌불원서를 법원에 제출하면서, 이들은 '공소 기각' 판결을 받았다. 우리 형사소송법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사건에서, 처벌불원 의사를 밝힐 경우 공소 기각을 선고해야 한다고 규정한다(제327조 제6호). 피해자의 의사에 따라 결국 처벌받지 않았지만, 어떤 범죄를 저질렀는지 정리해봤다.


전 남자친구의 청첩장을 본 뒤⋯예비신부에 1원씩 송금 메시지

지난해 10월 회사 내부 게시판에서 전 남자친구의 청첩장을 보게 된 A씨. 그는 전 남자친구가 자신에게 했던 행동이 괘씸하다고 생각한 나머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전 남자친구의 예비신부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A씨는 예비신부 계좌로 1원씩 보내며 "내 몸이 망가졌는데 너는 XX랑 행복하게 살겠다는 거니", "둘의 결혼 지옥이길 빌게"라는 등의 송금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 횟수만 하루 동안 36회에 달했다. A씨는 전 남자친구의 장모에게도 동일한 방법으로 21회에 걸쳐 악의적인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A씨는 스토킹처벌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게 됐지만, 피해자들의 처벌불원 의사로 지난 4월 서울서부지법에서 공소 기각 판결을 받았다.


2주간 약 300회 가까이 집요하게 전화와 문자

B씨는 이번에 분석한 36명 중 가장 스토킹 횟수가 많은 경우였다. 그는 지난해 10월 피해자가 자신의 연락을 받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약 2주간 총 294회에 달하는 전화 및 문자 연락을 했다. 해당 문자에는 "포기 못함", "가만 안 둔다. 내가 죽는 한이 있어도", "너 앞에서 죽을까" 등 두려움을 주는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그러다가도 B씨는 "정말 미안하다", "어떤 처벌도 달게 받을게"라며 용서를 구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는 불안감을 호소하며 112신고를 하기도 했다. 이후 B씨 역시 재판에 넘겨졌지만, 지난 6월 재판 도중 피해자가 처벌불원 의사를 밝혔다. 이에 지난 7월 부산지법 서부지원은 공소 기각을 결정했다.


이미 스토킹으로 처벌받았는데, 이메일로 또다시 연락

피해자에게 일방적으로 연락했다가 이미 형사 처벌받았지만, 이를 반성하지 않고 또 스토킹을 저지른 경우도 있었다. 지난 2020년 12월, C씨는 헤어진 여자친구가 자신의 연락을 피한다는 이유로 약 한 달간 20회에 걸쳐 불안감 등을 일으키는 문자 메시지 등을 보내기 시작했다. 당시는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되기 전이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위반이 적용됐다. 정보통신망법(제44조의7 제1항 제3호)은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자 등을 반복적으로 도달하게 하는 행위'를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고 있다.


C씨는 이때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지만, 이후에도 피해자에게 연락을 계속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약 두 달간 "자살해라", "XXX 죽여버릴 거야" 등의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90차례 보냈다. 지난해 10월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되면서 해당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집요한 스토킹으로 법정에 서게 됐지만, 재판 도중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로 지난 4월, 대전지법은 해당 사건을 공소 기각했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07일 네이버 로톡뉴스 프리미엄에 먼저 발행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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