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뷔페서 '툭' 부딪혔을 뿐인데… "명품 신발값 다 물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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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뷔페서 '툭' 부딪혔을 뿐인데… "명품 신발값 다 물어내"

2025. 07. 08 17:32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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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국물 몇 방울에 명품신발 전체 교환 요구

연고 처방만으로 충분한데 깁스비까지 청구

변호사 "과도한 요구엔 법적 대응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축복이 가득해야 할 결혼식장에서 벌어진 황당한 사건이다. 하객 A씨는 뷔페를 이용하던 중 다른 하객과 어깨를 '툭' 부딪혔다. A씨는 직진하고 있었지만 잠시 한눈을 판 부주의가 있었고, 상대방은 뜨거운 국그릇을 든 채 주변을 살피지 않고 몸을 틀다 부딪혔다. 찰나의 순간, 상대방의 손에 국물이 쏟아졌고 그의 명품 신발에도 맑은 국물 몇 방울이 튀었다.


A씨는 곧바로 정중히 사과하고 직원을 불러 얼음찜질 등 조치를 도왔다. 다음 날, 상대방은 화상 전문 병원에서 "연고만 바르면 낫는다"는 가벼운 진단을 받았다고 전해왔다.


하지만 그의 요구는 진단서와 사뭇 달랐다. 그는 진단과 무관한 깁스 비용까지 요구했고, 몇 방울 튄 신발은 세탁이 아닌 '새 제품으로 교환'해달라며 구매 영수증을 보내겠다고 통보했다. A씨는 난감하다. 작은 실수에 대한 미안함이 과도한 금전 요구 앞에 분노와 억울함으로 변했다. A씨는 이 요구를 모두 들어줘야만 할까.


일방 책임 아닌 '쌍방과실'

변호사들은 이번 사고가 A씨의 일방적인 잘못이 아닌 ‘쌍방과실’*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게이트의 김범석 변호사는 "본인(전방 주시 소홀)과 상대방(뜨거운 국물 부주의,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 모두에게 과실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복잡한 공간에서 서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책임이 양측 모두에게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A씨는 자신의 과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되, 상대방의 과실도 있었음을 명확히 해 책임 비율을 따져봐야 한다.


배상은 '실제 손해'만큼만…'새 신발값' 요구는 과도

설령 A씨의 과실이 더 크다고 해도, 배상의 범위는 '실제로 발생한 합리적인 손해'로 한정된다.


  • 치료비: 의사가 "연고 처방으로 충분하다"고 진단했다면, 법원은 깁스 비용 등 불필요한 치료비를 '사고로 인한 손해'로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 명품 신발: 가장 큰 쟁점인 신발의 경우, '전체 상품 교환' 요구는 명백히 과도하다. 차앤권 법률사무소의 권오훈 변호사는 "맑은 국물 몇 방울로 인한 전체 교체 요구는 과도하다"며 "실제 손상 정도와 수선 가능성을 확인하여 수선비나 가치 하락분만 배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세탁으로 지워지는 오염이라면 세탁비를, 수선이 필요하다면 수선비를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그렇다면 A씨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① CCTV부터 확보하라

법무법인 신의 박지영 변호사는 "예식장 측에 CCTV 열람을 요청하여 당시 상황을 증거로 확보해 두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영상은 과실 비율을 가리는 가장 객관적인 증거가 된다.


② 과도한 요구에 섣불리 응하지 마라

법무법인 창세의 김정묵 변호사는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과도한 금액을 요구하며 불응할 경우, 섣불리 임의 변제를 하지 말고 법률상 책임 여부를 먼저 따져보라"고 조언했다.


③ 합리적 합의안을 제시하라

실제 치료비 영수증과 신발 세탁·수선 견적서를 받아, 그에 상응하는 합리적인 합의금을 제시하는 것이 좋다.


만약 상대방이 계속해서 무리한 요구를 한다면, 법무법인대한중앙의 조기현 변호사는 "법무법인 명의의 내용증명을 발송해 법적 근거를 설명하고, 필요시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상 속 작은 사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그 실수를 빌미로 한 부당한 요구까지 감내할 필요는 없다. 정확한 사실관계와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침착하게 대응하는 것이 나의 권리를 지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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