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혼 배우자에게 보낸 1.3억, 차용증 없는데 증여세 내야 하나요?
사실혼 배우자에게 보낸 1.3억, 차용증 없는데 증여세 내야 하나요?
년간 모은 돈, 청약 자금조달계획서 앞두고 '세금 폭탄' 걱정…차용증 소급 작성은 '독'

사실혼 배우자에게 보낸 1억 3천만원 자금 출처 소명이 문제된 상황에서, 차용증 소급 작성은 증여세 위험이 크다. / AI 생성 이미지
2년간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며 맞벌이한 A씨. 월급이 모일 때마다 배우자 통장으로 돈을 보냈고, 그렇게 모인 돈은 총 1억 3000만 원에 달했다.
이 돈은 공동 생활비와 배우자 명의의 전셋집 대출금을 갚는 데 쓰였다. 이자를 줄여 가계 부담을 덜려는 목적이었다.
그런데 최근 주택 청약에 당첨되면서 고민이 생겼다. 자금조달계획서를 써야 하는데, 배우자에게 보낸 1억 3000만 원에 대한 차용증이 없어 자금 출처를 증명하기가 곤란해진 것이다. A씨는 지금이라도 차용증을 만들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차용증 소급 작성', 변호사들 일제히 "오히려 독 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변호사들은 차용증을 뒤늦게 작성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법무법인 심의 심규덕 변호사는 "실제 송금 당시 공동생활비, 전세금, 대출상환 목적이었다면 이를 사후에 대여금으로 변경하는 것은 실제 거래관계와 맞지 않아 권장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형식만 차용금으로 바꾸면 자금 출처 소명에서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고, 세무당국에서 가장 차용으로 보아 증여세 문제가 발생할 위험도 있다"고 설명했다.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한장헌 변호사 역시 "지금 차용증을 소급 작성하고 형식적으로 매월 상환하는 것은 실제 거래관계와 맞지 않아 권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법무법인 세림 오치원 변호사는 "실제 거래와 다른 문서는 오히려 자금 출처 소명과 세무 판단에서 불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혼은 '남남'?…법률혼과 다른 증여세, 6억 공제 못 받아
변호사들이 차용증 소급 작성을 만류하는 배경에는 세금 문제가 있다. 특히 사실혼 관계의 특수성을 알아야 한다.
법률혼 관계의 부부는 10년간 6억 원까지 증여세를 내지 않고 재산을 증여할 수 있다. 하지만 사실혼 배우자 사이에는 이러한 공제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
법무법인 쉴드 이진훈 변호사는 "사실혼 배우자는 법률혼 배우자와 달리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배우자 공제(6억원)가 적용되지 않아, 성격이 불명확한 자금은 증여로 과세될 수 있다"고 짚었다. 1억 3000만 원 전부가 증여로 판단될 경우, A씨가 예상치 못한 증여세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의미다.
차용증 대신 '실제 돈의 흐름'부터 증명해야
그렇다면 A씨는 어떻게 자금 출처를 소명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차용증이라는 형식 대신 '실제 자금의 흐름'을 증명할 객관적인 자료를 정리하라고 조언했다.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는 "송금 내역을 날짜별로 정리하고, 각 송금액이 실제로 어디에 사용되었는지를 최대한 연결해 두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세계약서, 전세보증금 지급내역, 전세대출 상환내역, 공동생활비 지출내역 및 당시 송금 목적을 확인할 수 있는 문자·카카오톡 등이 중요한 자료가 된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한강 김전수 변호사도 "A씨가 송금한 시점과 배우자 계좌에서 실제 전세 관련 비용이 지급된 시점을 대조하면 해당 자금이 공동생활을 위해 사용되었다는 점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결국 1억 3000만원이 배우자에게 무상으로 건네진 '증여'가 아니라, 부부 공동재산을 형성하고 공동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쓰인 '기여분' 또는 '생활비'라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