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믿고 '한정승인' 했는데…거대 채권사 소송에 개인 재산까지 날릴 판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법 믿고 '한정승인' 했는데…거대 채권사 소송에 개인 재산까지 날릴 판

2025. 10. 02 12:2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한정승인과 상속포기 차이점, '무변론 판결' 위험성 집중 분석…법정에서 살아남는 변호사들의 '필승 대사' 공개

돌아가신 어머니의 상속재산에 대해 A씨가 한정승인을 받았는데도 거대 채권사가 빚 전액을 갚으라는 소송을 걸어왔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법원 허락받고 '한정승인' 했는데…빚 폭탄 소송에 전 재산 잃을 위기


법 절차에 따라 '물려받은 재산만큼만 빚을 갚겠다'고 허락받았지만, 거대 채권사로부터 빚 전액을 갚으라는 소송을 당해 개인 재산까지 위험해진 상속인의 사연이다. 법을 믿고 따른 평범한 시민이 '나 홀로 소송'의 함정에 빠질 경우, 한정승인의 방패막은 무력화되고 개인의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법 믿고 따랐을 뿐인데"…돌아온 건 '빚 전부 갚으라' 소송


지난 2월 어머니를 여읜 A씨. 상속 재산보다 빚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법원에 '한정승인'을 신청했다. 한정승인이란 상속인이 물려받은 재산의 한도 내에서만 고인의 빚을 갚는 제도다.


법원은 지난 6월에 A씨의 신청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안도는 잠시였다. 한 달 뒤, 어머니의 채권자였던 한 거대 금융기관이 A씨에게 "빚 전부를 갚으라"는 소장을 보내왔다.


A씨는 "법원에서 한정승인을 받았으니 상속재산 범위에서만 갚겠다"는 답변서를 냈지만, 채권사는 소송을 밀어붙였고 결국 정식 재판이 잡혔다.


빚 상속, 포기하면 끝? '한정승인'과의 결정적 차이


많은 이들이 빚 상속 문제에서 '상속포기'를 떠올리지만, A씨가 택한 '한정승인'과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상속포기'는 재산과 빚 모두를 아예 물려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으로, 법원에 신고하면 상속 관계에서 완전히 벗어난다.


반면 '한정승인'은 일단 상속인이 된 뒤, 물려받은 재산의 범위 안에서만 빚을 책임지는 방식이다. 이는 상속재산을 처분해 채권자들에게 나눠주는 복잡한 '청산 절차'를 상속인이 직접 진행해야 함을 의미한다. A씨의 경우, 유일한 상속재산인 아파트가 경매에 넘겨져 있어 당장 돈을 마련해 빚을 갚을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재판 불출석? 개인 재산까지 차압당하는 '최악의 시나리오'


법률 전문가들은 A씨가 처한 상황에서 가장 위험한 것이 '나 홀로 소송'의 함정, 특히 '무변론 판결'이라고 경고한다. 만약 A씨가 재판에 출석하지 않거나, 출석하더라도 한정승인 사실을 제대로 주장하고 증명하지 못하면 법원은 채권자의 주장만을 듣고 "빚 전부를 갚으라"고 판결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무변론 판결'의 무서움이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A씨가 받은 한정승인의 효력은 무용지물이 된다. 채권사는 이 판결문을 근거로 A씨의 월급, 예금 등 개인 재산에 대해 합법적으로 압류(차압)를 진행할 수 있다. 법 절차를 따랐음에도 한순간의 대응 실패로 모든 것을 잃게 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법정에서 이렇게 말하라"…변호사들이 전하는 '필승 대사'


그렇다면 A씨는 법정에서 어떻게 자신을 방어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쫄지 말고 당당히 맞서라"며 실제 법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사'를 제시했다.


첫째, 재판 시작과 함께 이렇게 선언해야 한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는 OOOO년 O월 O일 법원에서 한정승인 심판을 받았습니다. 따라서 상속재산의 범위 내에서만 변제할 책임이 있습니다." (증거로 한정승인 심판문 제출)


둘째, 현재 상황을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고인의 유일한 상속재산인 아파트는 현재 법원 경매가 진행 중이어서 물리적으로 변제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경매가 끝난 뒤 법이 정한 배당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변제할 계획입니다." (증거로 부동산 경매 관련 서류 제출) 마지막으로, 소송을 멈춰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현명한 전략이다.


홍현필 변호사는 "경매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이 소송을 잠정적으로 멈춰달라(소송절차 중지신청)고 재판부에 요청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A씨의 사례는 한정승인이 '빚 상속' 문제의 끝이 아님을 보여준다. 오히려 거대 채권기관을 상대로 자신의 권리를 지켜내야 하는 또 다른 싸움의 시작일 수 있다. 법의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그 법을 무기로 법정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냉정한 현실을 일깨워주고 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