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가까이 월급 한 푼 안 준 친구…"돈 달라" 했더니 협박죄로 고소한다고?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반년 가까이 월급 한 푼 안 준 친구…"돈 달라" 했더니 협박죄로 고소한다고?

2021. 11. 13 12:24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근로계약서 작성하지 않았더라도, 실제 근로했다면 당연히 월급 받을 수 있다

일한 뒤 월급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정당한 법적 권리, 협박죄 성립 안 해

사업에 실패한 뒤 어려움을 겪고 있던 A씨에게 선뜻 손을 내밀며 "우리 회사에서 같이 일하자"라고 말해준 친구. 그런 친구의 마음을 고맙게 여기며 반년 넘게 열심히 일했는데, 정작 월급은 단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어렵게 말을 꺼내 봤지만 친구는 도리어 A씨에게 벌컥 화를 냈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일도 배울 겸 우리 회사에서 일해볼래?"


친구의 고마운 제안이었다. 당시 사업에 실패하는 바람에 힘든 시기를 겪고 있었던 A씨는 이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정식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진 않았지만, A씨는 친구가 세운 회사에서 다른 직원들과 똑같이 출퇴근하며 일했다. 그런데 월급날이 되어도, A씨의 통장엔 월급이 들어오지 않았다. 친구에게 "월급은 언제 주냐" 물어봐도, 그는 "기다리라"고만 말했다. 이날 대화 내역도 가지고 있다.


그렇게 약 반년을 믿고 기다렸는데 아직도 월급은 입금된 적이 없다. 도저히 참다못한 A씨. 강한 어조로 "급여를 달라"고 했더니, 친구는 오히려 화를 냈다. "근로계약서를 쓴 적도 없는데 트집을 부린다"며 "협박죄로 고소하겠다"고 말했다.


A씨는 월급을 받을 수 있을지, 정말 자신이 협박죄로 처벌될 수 있는지 변호사들의 조언을 구했다.


실제 근로했다면 당연히 월급 받을 수 있다⋯협박죄도 아니야

변호사들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더라도, 실제 근로했다면 당연히 월급을 받을 수 있다"며 "이를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법률사무소 HY의 황미옥 변호사는 "A씨와 친구 사이엔 근로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보인다"며 "A씨가 친구에게 '월급이 언제 나오는지'를 물었고, 친구도 매번 '기다리라'고 답변한 것으로 볼 때 그렇다"고 밝혔다.


다만,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받긴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이런 내용을 명시해야 하는 근로계약서가 없는 이상 최저임금 이상의 액수에 대한 입증은 어려울 수 있다"고 황 변호사는 설명했다.


A씨는 친구의 말대로 자신이 협박죄로 처벌될 수 있는지 걱정이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월급을 달라고 했을 뿐이라면, 협박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사장인 친구가 처벌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법률사무소 원탑의 권재성 변호사는 "월급을 달라고 하는 것은 정당한 법적 권리"라며 "협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고, 원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의 조대진 변호사도 "일을 정당하게 하고 급여를 요구한 것이므로 협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월급을 달라고 하며 '월급을 주지 않으면 너와 네 주변 사람에게 해코지를 하겠다'는 등과 같이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은 이상 협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였다.


변호사들은 "오히려 친구인 사장이 처벌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권재성 변호사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책임은 A씨가 아니라 사업주인 사장에게 있다"며 "사업주가 서면으로 근로계약서를 체결⋅교부하지 않았다면 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될 수 있다(근로기준법 제17조⋅제114조)"고 했다.


또한 사업주가 임금을 제때 주지 않는 행위는 임금체불죄에 해당한다. 이것 역시 근로기준법에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있는 행동이다(같은법 제43조⋅제109조)


이러한 사항은 상시근로자 5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에서도 적용된다. 권 변호사는 "고용노동부에 임금을 지급받도록 해 달라고 진정하거나, 사장을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처벌해 달라고 고소할 수 있다"고 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