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양육비 받지 않겠다"는 각서 쓰고 이혼…그런데 지금은 받아야 할 것 같아요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5년 전 "양육비 받지 않겠다"는 각서 쓰고 이혼…그런데 지금은 받아야 할 것 같아요

2022. 08. 08 07:0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사정 변경 및 각서의 부당함 이유로 양육비 청구 가능

남편이 친권과 양육권을 포기하는 대신, 남편에게 양육비를 요구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쓰고 이혼한 A씨. 하지만 홀로 아이를 키우면서 경제적으로 힘에 부친다. /셔터스톡

A씨는 5년 전 남편과 합의이혼을 했다. 그러면서 남편에게 양육비를 요구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썼다. 남편이 친권과 양육권을 포기하는 대신이었다.


당시만 해도 A씨는 아이만 데려올 수 있다면, 이 조건은 감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홀로 아이를 키우면서 경제적으로 힘에 부친다. 또한, 아이가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학원비 등도 부담이 된다. 양육비를 받으면 조금 숨통이 트일 것 같다. 하지만 이혼 때 쓴 각서가 마음에 걸린다.


"안 받겠다" 각서 썼더라도, 양육비 받을 수 있다

우선 변호사들은 "양육비를 요구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썼더라도, 전 남편으로부터 양육비를 받을 수 있다고 봤다.


우선, 우리 민법은 가족 간 부양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미성년 자녀를 둔 경우, 부모는 경제적인 능력이 있건 없건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 이를 1차적 부양의무라고 한다. 이에 양육비를 주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했다고 해도, 이러한 의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제이엘 파트너스 법률사무소의 임영호 변호사는 "자녀가 자라는데 필요한 양육비 등을 일방의 부모가 사전에 포괄적으로 포기한 것은 효력이 없다"고 짚었다.


또한, 각서의 효력 여부와 별개로 '사정변경의 원칙'에 따라 이유로 들어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다고도 변호사들은 분석했다. '사정변경의 원칙'이란 "계약 당시의 사정이 이후에 크게 변경되면 계약은 그 구속력을 잃는다"는 내용이다.


다만, 몇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했다. △사정이 계약 때에 비해 크게 바뀌었고 △당사자가 예상할 수 없었어야 하며 △계약 내용대로의 구속력을 인정한다면 신의칙에 현저히 반하는 결과가 생기는 경우다.


법무법인 세현의 조현정 변호사는 "양육비에 관해 협의를 하였더라도, 경제적 부담 및 교육비 증가 등 사정 변경에 따라 상대방에게 양육비를 청구해볼 수 있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HY의 황미옥 변호사도 "과거의 양육비 포기 약정을 그대로 유지하기에는 경제적 문제 등으로 자녀 양육에 어려움이 있다는 등의 사정변경이 입증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A씨의 마음이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전 남편에게) 양육비를 청구하기는 어렵다"고도 했다.


이 밖에도, A씨가 양육비 포기 각서를 작성할 당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변호사들은 말했다. 대법원은 "이혼 당시 양육과 관련한 협의 사항이 부당하게 결정되었다고 인정된다면, 이를 언제든지 변경할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하기도 했다(대법원 90므699 판결).


각서 작성 당시, 전 남편이 친권과 양육권 포기를 이유로 A씨에게 강압적인 태도를 보였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A씨가 이를 입증하면, 각서의 부당함을 문제 삼아 법원을 통해 양육비와 관련한 협의 사항을 변경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