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너머 폰 밀어 넣었지만 불법촬영 무죄…주거침입엔 징역 6개월
창문 너머 폰 밀어 넣었지만 불법촬영 무죄…주거침입엔 징역 6개월
촬영 고의 증명 안 돼
불법촬영 미수 혐의 1·2심 모두 무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새벽 시간 귀가하던 여성을 뒤따라가 주거지 화장실 창문 안으로 휴대전화를 밀어 넣은 A씨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불법촬영 미수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부족을 이유로 1심과 같이 무죄 판결이 내려졌지만, A씨의 다른 범죄 전력이 반영되면서 전체 형량은 오히려 무거워졌다.
"마음에 들어서" 뒤따라가 주거침입…1심 징역 4개월
A씨는 2023년 7월 3일 새벽 0시 39분경 인천 부평구의 한 다세대주택 부근에서 귀가 중이던 B씨를 발견했다.
A씨는 B씨가 마음에 든다는 이유로 주거지 앞 복도까지 뒤따라 들어갔다.
이후 화장실 방범용 창살 사이를 통해 열려 있던 창문 안쪽으로 자신의 휴대전화를 든 손을 밀어 넣은 혐의(주거침입 등)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주거침입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A씨에게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첫 눈에 반했다는 터무니없는 이유로" 새벽에 피해자를 뒤따라가 주거의 평온과 안전을 중대하게 침해해 죄질이 나쁘다고 지적했다.
검찰 항소 기각…"촬영 실행 착수 증명 안 돼"
반면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등) 미수 혐의에 대해서는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검찰은 A씨가 화장실 방범창 안쪽으로 휴대전화를 밀어 넣은 행위 자체가 불법촬영 범행의 실행에 착수한 것이라며 1심의 무죄 판단에 불복해 항소했다.
하지만 항소심을 맡은 인천지방법원은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B씨가 수사기관에서 "카메라가 3개 달린 휴대전화가 화장실 창문 창살 안으로 기울어진 상태로 들어와 있었다"고 진술한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나 B씨가 카메라 촬영음을 듣거나 휴대전화 화면에 자신의 모습이 비치는 것을 직접 확인한 것은 아니었으므로, 촬영의 고의를 입증하기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재판부는 "카메라의 렌즈를 통하여 피해자에 대하여 초점을 맞추는 등 촬영에 밀접한 행위를 하였음이 증명되지 않는다"며 범행의 구성요건이 성립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드러난 스토킹 전과…주거침입은 징역 6개월로 형량 가중
불법촬영 혐의는 무죄가 유지됐으나, 주거침입 혐의에 대한 항소심 형량은 1심의 징역 4개월에서 징역 6개월로 가중됐다.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A씨가 2023년 11월 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죄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해당 판결이 확정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형법에 따라 이미 판결이 확정된 범죄와 그 이전에 저지른 범죄는 '경합범' 관계가 되며, 법원은 이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해 형을 새롭게 정해야 한다.
재판부는 A씨의 범행이 선량한 시민 누구나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과 공포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B씨가 현재까지 불안감과 공포심에 시달리며 엄벌을 원하고 있는 점 등을 양형에 참작해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