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선임 마세요" 스쿨존 12주 골절 아이 부모에 걸려온 전화
"변호사 선임 마세요" 스쿨존 12주 골절 아이 부모에 걸려온 전화
성장판 다친 아이보다 합의금 먼저 묻는 가해자측, 전문가들 "전형적 함정"

스쿨존 중상해 사고 후 가해자 측 변호사가 피해 아동 부모에게 변호사 선임 없는 합의를 종용해 논란이다. / AI 생성 이미지
학교 앞 스쿨존 횡단보도에서 12주 중상해를 입은 아이의 부모에게 가해자 측 변호사가 "변호사를 선임하지 말라"며 합의를 종용해 논란이 되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성장판 골절과 같은 심각한 후유증 가능성을 무시한 성급한 합의는 절대 금물이라며, 가해자의 형사처벌 감경과 배상금 최소화를 위한 '덫'일 수 있다고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얼마 원하세요?" 아이 상처보다 돈부터 묻는 가해자측
등굣길, 학교 앞 스쿨존의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에서 정차 없이 달려오던 차에 아이가 그대로 치였다. 사고 후 아이는 정형외과 12주 진단을 받았다. 발등 동맥 손상, 다발성 골절, 특히 '성장판 골절'이라는 진단은 부모의 가슴을 무너뜨렸다. 연부조직 괴사로 피부 이식 수술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위중한 상황이었다.
부모가 아이의 고통에 가슴을 쓸어내리던 중, 가해자 측이 변호사를 선임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가해자 변호사는 전화를 걸어와 다짜고짜 "얼마를 원하시냐"고 물었다. 심지어 "본인 의뢰인이 지능이 떨어진다"는 이해 못할 변명을 늘어놓으며 "변호사 선임하지 마시라. 최대한으로 드리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아이는 가해자를 용서하고 싶다고 했지만, 부모는 분노와 막막함 속에서 법률 지식 하나 없는 현실에 절망해야 했다.
"절대 혼자 합의 마세요" 전문가들의 일치된 경고
부모의 사연에 법률 전문가들은 약속이나 한 듯 '절대 혼자 합의하면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 사건은 스쿨존 내 중대 교통사고로 '민식이법'(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는 엄중한 사안이라는 것이다.
최원석 변호사(법률사무소 청원)는 "상대방 변호사가 '변호사 선임하지 마라. 최대한 드리겠다'고 하는 것은 피해자 측에 전문가가 없을 때 합의를 마무리하려는 의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지적했다.
가해자 측은 이미 법률 전문가를 고용해 방어에 나선 상황에서 피해자만 홀로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은 극히 불리하다는 분석이다.
서아람 변호사(변호사 서아람 법률사무소) 역시 "가해자 측 변호사가 변호인을 선임하지 말라고 권유하며 최대한의 합의금을 약속하는 것은, 전문적인 법률 지식이 부족한 피해자 부모님을 회유하여 가해자의 형사 처벌 수위를 낮추고 합의금을 가해자 보험 한도 내에서 최소화하려는 전형적인 방어 전략일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라고 분석했다.
이민철 변호사(법무법인 우선)는 가해자의 지능 문제를 언급한 것에 대해 "향후 형사재판에서 심신미약 등을 이유로 형량을 감경받기 위한 방어 논리일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짚었다.
'성장판 골절'의 무게...섣부른 합의가 아이 미래 망친다
전문가들이 성급한 합의를 가장 우려하는 이유는 바로 '성장판 골절'과 같은 후유증 가능성 때문이다. 아이의 부상은 현재의 치료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성장판 손상은 성장장애로, 연부조직 괴사는 추가적인 피부 이식 수술과 평생 남을 흉터로 이어질 수 있다.
정진열 변호사(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는 "합의는 한 번 서명하면 원칙적으로 추가 청구가 어려워질 수 있어, 치료·후유장해가 확정되기 전 ‘포괄적 권리포기 합의’는 특히 신중하셔야 합니다(다만 예견 불가능한 중대한 후발손해는 예외 가능)"라고 강조했다.
섣불리 합의서에 도장을 찍으면, 나중에 아이의 성장에 문제가 생겨도 추가적인 배상을 받기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특히 가해자의 운전자보험에서 나오는 형사합의금은 민사상 손해배상과 별개로 다뤄져야 한다. 안병찬 변호사(법률사무소 인도)는 "채권 양도서를 작성해야 민사에서 불이익이 없습니다"라고 조언했다.
이 절차를 놓치면 형사합의금이 나중에 받아야 할 민사 손해배상액에서 공제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
결국 아이의 미래를 온전히 지키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법률 전문가를 선임해 가해자 측의 전략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부모는 오직 아이의 치료와 회복에만 전념해야 한다는 것이 모든 전문가의 공통된 결론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