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채팅서 '17살'에 조건만남 가격 물었는데…안 만나도 처벌되나요?
랜덤채팅서 '17살'에 조건만남 가격 물었는데…안 만나도 처벌되나요?
호기심에 시작한 대화, '손으로 얼마' 등 구체적 묘사까지…'아청법 위반' 소지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려 한 경우, 실제 만남이나 금전 거래가 없어도 아청법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호기심에 랜덤채팅 앱을 시작한 미성년자 A씨. 앱에서 프로필에 '17살'이라고 적어 둔 B씨를 발견하고 조건만남에 대해 물었다.
A씨는 B씨에게 조건만남이 맞는지, 가격은 얼마인지, “손으로 하냐, 입으로 하냐”며 성행위 방식을 묻고 만남 장소까지 정하려 했다. 하지만 막상 자신이 가진 돈이 3만 원밖에 없다는 생각에 만남은 어렵겠다고 말했다.
B씨가 거절 의사를 보이자, A씨는 채팅방을 나왔다. 실제 만남도, 오고 간 돈도 없었지만 A씨는 불안에 빠졌다.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매매를 시도했다는 이유로 처벌받게 될까?
'손으로 하냐, 입으로 하냐'…구체적 대화, 단순 호기심으로 볼 수 있나
결론부터 말하면 실제 만남이나 금전 거래가 없었더라도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은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기 위해 유인하거나 권유하는 행위 자체를 처벌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한강 김전수 변호사는 “상대방 프로필에 17세라고 표시된 상태에서 조건과 가격, 구체적인 성적 행위 및 장소를 묻고 그곳으로 가겠다는 대화까지 하였다면 단순한 호기심이었다는 설명만으로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더감 법률사무소 김경숙 변호사 역시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기 위하여 유인이나 성을 팔도록 권유한 경우, 실제 성매매가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유인이나 권유 행위 자체만으로 범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적으로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기 위해 유인하거나 권유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프로필 '17살' 봤다면…'미성년자인 줄 몰랐다' 주장, 통할까?
처벌의 핵심 쟁점은 A씨가 상대방이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알았는지, 즉 ‘고의성’ 여부다. A씨는 앱이 공식적으로 성인 전용이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변호사들은 프로필에 적힌 ‘17살’이라는 문구가 더 결정적이라고 봤다.
법무법인 도모 김강희 변호사는 “앱이 성인용으로 표시되어 있었다는 점은 참고되지만, 프로필상 17세를 보았다는 사정이 더 직접적인 쟁점이 된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정향 김연수 변호사도 “앱이 성인 전용으로 운영되고 있었다는 점은 상대방이 성인일 것이라고 오인한 사정으로 주장할 여지가 있으나, 프로필에 17살이라고 적혀 있었다면 그 부분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원은 상대방이 미성년자임을 확실히 몰랐더라도, 그럴 가능성을 알면서도 행위를 했다면 ‘미필적 고의’를 인정해 처벌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 만남·돈거래 없었고 나도 미성년자인데…처벌 피할 수 있나?
다만 실제 만남이나 금전 거래까지 나아가지 않은 점, A씨 역시 미성년자라는 점은 처벌 수위를 정할 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여울법률사무소 배진혁 변호사는 “실제 금전 송금이나 대면 조우가 없는 단발성 채팅의 경우, 수사기관에서 기소까지 이르지 않고 내사 종결 처리하는 경향이 다수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질문자분 역시 미성년자 신분이라면 사건화되더라도 소년부 보호사건으로 진행되거나 사안의 경미성에 따라 훈방 또는 불기소 처분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일반 성인 간 성매매는 미수범 처벌 규정이 없어 실제 행위가 없었다면 처벌받지 않는다. 그러나 상대가 아동·청소년이라면 대화만으로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어 접근 자체에 신중해야 한다.
변호사들은 만약 수사기관의 연락을 받게 될 경우, 대화 내용을 임의로 삭제하지 말고 보호자와 함께 변호사 상담을 거쳐 대응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