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일함에 날아든 '오물 테러'…익명의 발신자, 법의 심판대에 세울 수 있을까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메일함에 날아든 '오물 테러'…익명의 발신자, 법의 심판대에 세울 수 있을까

2025. 09. 30 17:4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성기·대변 사진 무차별 발송한 '사이버 스토커', 피해자 서사로 재구성한 사건의 전말과 변호사들이 말하는 '응징'의 모든 것

A씨는 누군가의 계속되는 '디지털 오물'을 투척으로 삶의 평온이 무너져 내렸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클릭 한 번에 일상이 파괴됐다…'이메일 오물 테러', 당신도 예외가 아니다


평범한 어느 날, 확인한 이메일 한 통이 일상을 송두리째 파괴했다. 입에 담기 힘든 성기 사진과 함께 역겨운 대변 사진이 첨부돼 있었다. 발신자는 알 수 없는 누군가 였다. 그는 지메일과 네이버 계정 4개를 동원해 집요하게 '디지털 오물'을 투척하며 한 사람의 평온을 무너뜨렸다.


내 메일함이 '디지털 쓰레기통'이 되었다


피해자 A씨의 악몽은 그렇게 시작됐다. 처음 메일을 열었을 때의 충격은 곧 깊은 수치심과 분노로 바뀌었다. 더욱 교묘한 것은 범행 수법이었다. 발신자는 지메일과 네이버 메일, 각각 2개의 계정을 사용해 총 4차례에 걸쳐 혐오 사진을 보냈다. 하지만 모든 계정의 아이디는 동일했다. 이는 범인이 한 명이라는 명백한 증거이자, 피해자를 향한 조롱처럼 느껴졌다.


A씨는 끔찍한 내용의 메일을 차마 지우지 못했다. 이것이 익명성에 숨은 가해자를 법의 심판대에 세울 유일한 단서가 될 것이라 직감했기 때문이다. 그는 "너무나 수치스럽고 공포스럽다"며 "이메일 계정이라는 그림자 뒤에 숨은 범인을 잡을 수 있느냐"고 절박하게 호소했다.


성적 수치심 노린 명백한 범죄…'통매음'이 뭔가요?


이 기괴한 '이메일 테러'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명백한 범죄행위"라고 단언했다. 이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통매음'이란 쉽게 말해 (1)이메일, SNS 등 통신매체를 이용해 (2)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3)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글, 그림, 영상 등을 보내는 행위를 말한다. 법원은 가해 행위 자체가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려는 의도가 명백하다면 '성적 욕망'의 목적을 폭넓게 인정하는 추세다.


법무법인 쉴드의 임현수 변호사는 "성기나 대변 사진을 보낸 행위는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과 혐오감을 주기에 충분하므로 통매음 성립이 명백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범인의 '디지털 DNA'는 이메일 헤더에 있다


그렇다면 익명의 발신자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해답은 이메일에 숨겨진 '헤더(Header)' 정보에 있다. 이메일 헤더에는 발신자의 IP 주소 등 접속 기록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는 범인을 특정할 수 있는 결정적 '디지털 DNA' 역할을 한다.


법무법인대한중앙의 한병철 변호사는 "Gmail과 네이버 메일 모두 IP 추적 및 송신 기록 조사를 통해 신원을 특정할 수 있다"며 "경찰에 정식 고소하면 수사기관이 이메일 서비스 업체에 자료를 요청해 발신자를 추적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익명이라는 가면은 결코 완벽한 방패가 될 수 없다는 의미다.


증거 확보부터 고소까지…'사이버 테러' 응징 실전 가이드


만약 당신이 이런 '사이버 오물 테러'의 피해자가 됐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침착한 초기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첫째, 증거를 보존해야 한다. 불쾌하고 끔찍하더라도 가해자가 보낸 이메일 원본을 절대 삭제해서는 안 된다.


둘째, '디지털 DNA'인 이메일 헤더 정보를 확보해야 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Gmail의 경우, 해당 메일 오른쪽의 '더보기(점 세 개 아이콘)'를 누른 뒤 '원본 보기'를 클릭하면 암호처럼 보이는 헤더 정보 전체를 확인하고 저장할 수 있다. 이 정보가 경찰 수사의 출발점이다.


셋째, 확보한 증거(이메일 원본, 헤더 정보)를 가지고 가까운 경찰서 사이버수사팀을 방문해 정식으로 고소장을 제출하면 수사가 개시된다. 형사 처벌과 별개로, 가해자가 검거되면 정신적 고통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위자료) 청구도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최근 법원의 판단 기준이 엄격해지는 경향이 있어, 변호사의 법리적 조력을 받아 고소 단계부터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처벌 가능성을 높이는 길"이라고 입을 모았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