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유예 중 스토킹, '실형 확정' 피할 단 하나의 길
집행유예 중 스토킹, '실형 확정' 피할 단 하나의 길
헤어진 연인에 반복 연락…법조계 "벌금형이 마지노선"

아동 성착취물 구매로 집행유예 중인 20대 남성이 헤어진 연인을 스토킹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아청물 구매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20대 남성이 이별한 연인에게 반복적으로 연락하다가 스토킹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그는 '마지막 인사'를 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호소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집행유예 기간 중 재범은 '벌금형'으로 막지 못하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한다. 그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마지막 인사라도…" 집행유예 중 찾아온 이별, 그리고 스토킹
올해 1월, A씨는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구매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가 5월 초 여자친구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았다.
힘든 마음에 A씨는 이별 당일 전 여자친구의 집 근처로 찾아가 "얼굴 보고 얘기하고 싶다"고 했지만, 전 여자친구는 경찰에 경고를 요청했다.
그 후로도 A씨는 약 2주간 카카오톡으로 매달렸고, 결국 차단을 당했다. 5일 뒤, 그는 '투폰 서비스'로 다른 번호를 만들어 '마지막 인사라도 하고 싶은 마음에' 전화를 걸었다. 또다시 경찰이 출동했다.
처벌 원치 않는 피해자, 그러나 경찰은 '긴급응급조치'
A씨에 따르면, 그의 전 여자친구는 이번에도 '경고만 할 뿐 처벌 의사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경찰의 판단은 달랐다. 경찰은 A씨의 행위를 스토킹 범죄로 인지하고 직권으로 사건을 접수해 '긴급응급조치'를 내렸다.
긴급응급조치는 범죄 예방을 위해 가해자의 접근이나 연락을 즉시 차단하는 제도로, 유죄 판단과 별개로 이루어진다.
김동훈 변호사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스토킹 범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므로 상대방이 원하지 않더라도 수사 및 처벌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사법절차가 시작된 것이다.
"벌금형이 마지노선"…벼랑 끝에 선 A씨의 유일한 길
A씨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실형'이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집행유예 기간 중 재범은 매우 위험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이번 사건으로 '금고 이상의 실형'이 확정될 경우, A씨는 기존에 유예됐던 징역 6개월까지 더해 교도소에 수감될 수 있다.
신선우 변호사는 "특히 가장 큰 분기점은 새 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실형’이 확정되는지 여부입니다"라고 짚으며 "실형이 확정되면 종전 집행유예는 실효될 수 있습니다"라고 경고했다.
설상가상으로 이창민 변호사는 "집행유예 기간 중 범한 범죄로 선고되는 죄에는 집행유예가 선고될 수 없습니다"라고 못 박았다. 즉, A씨가 징역형을 선고받을 경우 실형을 피할 방법이 없다는 의미다.
결국 A씨가 실형을 면할 유일한 길은 이번 스토킹 혐의에 대해 '벌금형' 이하의 처분을 받는 것이다. 김정호 변호사는 "다만 벌금형으로 막아낸다면 실형의 선고를 피할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섣부른 합의 시도, 독이 될 수 있어…전문가들의 경고
상황을 타개할 가장 중요한 열쇠는 피해자와의 합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A씨가 직접 나서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고 강조한다.
조기현 변호사는 "질문자님이 직접 합의를 위해 피해자와 접촉하면 추가 범행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합의는 반드시 변호사를 통해 진행해야 합니다"라고 지적했다. 긴급응급조치가 내려진 상태에서 추가 연락은 조치 위반으로 더 큰 처벌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전수 변호사 역시 "특히 스토킹 사건은 '억울하다'거나 '사랑해서 그랬다'는 방향으로 접근하면 더 위험해질 수 있으므로 각별히 유의하여야 합니다"라며 감정적 호소 대신 즉시 모든 연락을 중단하고 법률 전문가와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집행유예 기간 중 찾아온 예기치 못한 위기, 그의 한순간의 행동이 남은 인생의 향방을 가를 중대 기로에 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