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년' 욕설 한마디, 법정 세웠지만…'증거 없으면 처벌 못 한다'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미친년' 욕설 한마디, 법정 세웠지만…'증거 없으면 처벌 못 한다'

2025. 10. 27 11:2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나는 안 했다, 상대는 들었다…소리 없는 CCTV와 엇갈린 증언 속, 진실을 가릴 마지막 방법은?

A씨가 직장 동료에게 욕설한 혐의로 고소당했지만, 서로의 진술이 엇갈리고 증거가 부족한 상황이라면 무혐의로 결론 날 가능성이 크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어느 날 갑자기 '모욕죄 피의자'가 되었다.


평범한 직장인 A씨의 일상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동료 B씨와 말다툼 끝에 '미친년'이라는 욕설을 했다는 고소장이 날아들면서다.


A씨는 결단코 욕을 한 적이 없다며 억울함을 토로했지만, 경찰서에서 온 출석 요구서는 그녀를 순식간에 형사 사건의 '피의자'로 만들었다.


진실의 열쇠, 아무도 쥐고 있지 않았다

사건의 진실을 밝혀줄 증거는 신기루처럼 흩어졌다. 현장에는 A씨와 B씨 외에 4명의 동료가 있었지만, 이들의 기억은 조각나 있었다. A씨 편에 선 동료는 '욕설을 듣지 못했다'고, B씨 편에 선 동료는 '분명히 들었다'고 진술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나머지 둘은 '엮이기 싫다'며 아예 입을 닫아버렸다.


유일한 희망이었던 CCTV 영상에는 소리가 녹음되지 않아, 두 사람이 언쟁하는 모습만 덩그러니 남았을 뿐이다. 결국 사건은 '했다'는 주장과 '안 했다'는 주장만 남은, 전형적인 '진술 대 진술'의 싸움으로 번졌다.


법의 저울은 왜 A씨에게 기울었나


법조 전문가들은 객관적 증거가 없는 이런 상황에서 A씨가 처벌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입을 모은다. 형사재판의 대원칙인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in dubio pro reo)' 원칙 때문이다.


범죄 혐의를 입증할 책임은 전적으로 수사기관과 검사에게 있으며,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명확하게 증명해야만 유죄 판결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전직 수사팀장 출신인 박승권 변호사는 "녹음파일 등 객관적 자료가 없고 목격자 진술이 상이한 모욕죄 수사는 혐의 인정이 어렵다"며 "수사관 시절 대부분 증거불충분으로 처리했다"고 경험을 전했다.


검찰 단계에서 사건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억울함에 잠 못 이룬다면, 꺼내 들 마지막 카드

그렇다고 A씨가 마냥 수사 결과를 기다리며 속을 태워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변호사들은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결백을 증명하라고 조언한다.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수사관 앞에서 각자의 주장을 펼치는 대질조사나, 진술의 진위를 과학적으로 가려보는 거짓말탐지기 조사가 오히려 억울함을 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기현 변호사는 "진술이 완전히 다른 경우는 거짓말탐지기 조사나 대질 조사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요청하는 것이 수사관의 심증 형성에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벼랑 끝에 몰린 A씨가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꺼내 들 수 있는 마지막 카드인 셈이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