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하루 전 '채용 취소' 통보…'월 300 보장' 약속은 어디로
출근 하루 전 '채용 취소' 통보…'월 300 보장' 약속은 어디로
문자 한 통으로 맺은 근로계약, 업체 '내부 사정'에 휴지조각 되나

출근 전날 채용을 취소당한 헬스 트레이너에 대해, 법조계는 급여와 출근일이 명시된 문자를 계약 성립의 증거로 보아, 5인 미만 사업장이라도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 AI 생성 이미지
"2개월간 300만 원 지급 보장, PT 회원 30명 인수인계." 이 문자를 받고 이직을 확정한 헬스 트레이너 A씨는 출근 하루 전, 업체로부터 "함께 가기 어려울 것 같다"는 일방적인 채용 취소 통보를 받았다.
법조계는 급여와 출근일까지 확정된 문자 메시지가 '계약 성립'의 결정적 증거라며, 5인 미만 사업장이라도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달콤한 제안과 한순간의 추락
헬스 트레이너 A씨에게 1월은 새로운 희망으로 가득했다. 이직을 고민하던 중 B센터의 '2개월간 300만 원 지급 보장, PT 회원 30명 인수인계'라는 파격적인 채용 공고를 보고 1월 21일 입사를 지원했다.
이틀 뒤인 23일 면접 당일 저녁, A씨는 B센터와 문자를 통해 급여 테이블까지 확정하며 2월 2일로 출근일을 못 박았다. 안정적인 미래가 눈앞에 펼쳐지는 듯했다.
그러나 출근을 불과 하루 앞둔 2월 1일, B센터는 돌연 말을 바꿨다. "기존 선생님이 퇴사를 하기로 했지만 계획이 바뀌어서 인수인계가 안 될 것 같은데, 근무를 하시겠느냐?"고 황당한 질문을 던진 것이다.
A씨가 인수인계 없이도 근무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음에도, 센터 측은 "적응이 힘들 것"이라며 사실상 근로를 거부했다. 심지어 "설 이후에 오라"는 등 말을 바꾸며 시간을 끌다가 결국 카카오톡으로 "함께 가기 어려울 것 같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보냈다. A씨의 계획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문자도 엄연한 계약"…법조계, '업체 책임' 한목소리
A씨는 5인 미만 사업장이라는 현실적 제약 탓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취하하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핵심은 '근로계약이 성립되었는가'이다.
이에 대해 더신사 법무법인 정준현 변호사는 "출근일과 급여 조건이 명시된 문자 메시지는 계약 성립을 입증하는 결정적인 처분문서가 됩니다"라고 명확히 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 역시 "질문자님 사안의 핵심은 근로계약이 실제로 성립했는지입니다. 단순 채용 내정이 아니라 급여 조건 선택, 출근일 확정까지 이루어졌다면 법원은 근로계약 성립을 인정할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구체적인 조건이 오간 문자만으로도 법적 효력을 갖는 계약이 성립된 것으로 보며, 업체의 '인수인계 불가'와 같은 내부 사정은 정당한 계약 파기 사유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승소의 열쇠, '손해액'과 '노력'을 증명하라
그렇다면 A씨는 어떤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을까?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는 "채용 공고에 명시된 '2개월간 300만 원 지급 보장'은 매우 구체적인 조건입니다. 이를 신뢰하고 이직을 결정했으므로, 최소 1~2개월분의 보장 급여를 손해액의 기준으로 잡을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업체가 약속한 기대이익을 기준으로 손해액을 산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소송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선 한 가지를 더 입증해야 한다. 클리어 법률사무소 김동훈 변호사는 소송의 숨겨진 쟁점으로 '손해경감의무'를 꼽았다.
김 변호사는 "유사 사안을 다수 수행하며 파악한 숨겨진 쟁점은 손해 경감 의무 이행 여부입니다. 법원은 부당한 채용 취소가 있더라도 의뢰인님이 새로운 직장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는지를 중요하게 반영합니다. 다른 곳에 입사 지원하신 내역을 미리 준비하시면 상대방의 배상액 감액 주장을 방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부당하게 해고당했더라도,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다른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알아봤다는 노력을 증명해야 손해배상액이 깎이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현실적인 조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