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만원 먼저 줄게" 집주인 제안, 덥석 물었다간 2억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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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만원 먼저 줄게" 집주인 제안, 덥석 물었다간 2억 날린다

2026. 07. 02 15:3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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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 감액 재계약 제안, 변호사들 "기존 권리 상실하는 위험한 행동" 한목소리

전세보증금 미반환 집주인이 일부 금액을 먼저 주겠다며 보증금을 낮춘 재계약을 제안하는 것은 위험한 함정일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계약 만료 후 2억 원이 넘는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집주인이 "1천만 원을 먼저 줄 테니 보증금을 낮춰 새 계약서를 쓰자"고 제안했다면, 이는 덥석 물어서는 안 될 '독이 든 사과'일 수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기껏 확보한 법적 권리마저 모두 잃게 될 수 있다며, 집주인의 제안을 단호히 거절하고 소송을 준비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경고했다.


"1천만원이라도 먼저…" 흔들리는 세입자, 그러나


전세 계약 종료 후 보증금 2억 900만 원을 돌려받지 못한 A씨. 답답한 마음에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까지 신청해 모든 법적 조치를 마쳤다.


하지만 집주인은 "다음 세입자가 구해져야 돈을 준다"는 말만 되풀이하더니, 최근 솔깃하지만 찜찜한 제안을 건넸다. 보증금을 1억 9,900만 원으로 1,000만 원 낮추는 새 계약서를 작성하면, 그 차액 1,000만 원을 즉시 주겠다는 것이다.


당장 돈이 급하고 9월로 다가온 전세대출 만기일 때문에 A씨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절대 안 돼!" 변호사들이 말하는 '치명적 함정'


A씨의 사연에 법률 전문가들은 약속이나 한 듯 '절대 불가'를 외쳤다. 집주인의 제안을 수락하는 순간, A씨가 어렵게 확보한 법적 보호 장치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신은정 변호사(로버스 법률사무소)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새로운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은 기존에 확보한 법적 권리를 상실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므로 거절하시고, 소송을 준비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라고 단언했다.


가장 큰 문제는 A씨의 강력한 무기인 '임차권등기'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송인혁 변호사(법무법인 헌정)는 "새 계약서를 쓰는 순간 기존 임대차 계약은 합의해지된 것으로 가집니다"라며, "이 경우 이미 경료된 임차권등기명령의 효력이 상실되거나 우선순위가 뒤로 밀려, 남은 보증금을 법적으로 전혀 보호받지 못하는 치명적인 위험이 발생합니다"라고 경고했다.


전세대출 연장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의 정진열 변호사는 "이미 보증금 미반환 사고가 발생한 집에 대해 감액 재계약서를 제출하면, 은행권에서 대출 연장을 거절당할 확률이 높습니다"라고 지적했다.


결국 1,000만 원을 먼저 받더라도 나머지 1억 9,900만 원은 새 계약 기간인 최소 2년 동안 또다시 묶이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소송이 가장 확실한 길"…비용 걱정보다 실익 따져야


변호사들은 집주인의 제안을 단호히 거절하고 즉시 보증금 반환 청구 소송에 나서는 것이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소송 비용이 부담될 수 있지만, 승소하면 대부분 돌려받을 수 있어 실익이 훨씬 크다는 계산이다.


공선영 변호사(법률사무소 리그)는 "소가 2억 900만 원 기준 인지대는 전자소송 이용 시 약 84만 원 내외, 송달료는 약 15만 원 내외입니다"라며 "승소 확정 시 이 법원 실비는 소송비용확정절차를 통해 집주인에게 전액 청구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변호사 선임 비용 역시 상당 부분 회수가 가능하다. 홍현필 변호사는 "본 사안의 경우 대법원 규칙상 최대 약 958만 원까지의 변호사 비용을 집주인에게 받아낼 수 있으므로, 지출한 수임료와 인지대 그리고 송달료 전액을 회수하는 것이 가능합니다"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더해 보증금 원금은 물론, 계약 만료 이후부터 발생하는 지연이자(소송 진행 시 연 12%)까지 모두 청구할 수 있다. 법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 만큼, 섣부른 합의보다는 소송을 통해 권리를 온전히 지키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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