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땅 위 40년 폐가, 주인 7명에 상속인 불명… 해결책은?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내 땅 위 40년 폐가, 주인 7명에 상속인 불명… 해결책은?

2026. 04. 10 10:4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전원 동의는 환상, 소송이 현실”… 전문가들이 ‘지료 연체’와 ‘소송’을 명쾌한 해법으로 제시하다

약 40년 전 상속 받은 땅 위의 폐가 때문에 재산권 행사가 어려운 상황이다. / AI 생성 이미지

약 40년 전 상속받은 내 땅 위에 흉물처럼 버티고 선 폐가. 등기부상 주인은 7명이지만 대부분 세상을 떠났고, 수많은 후손을 찾기란 막막하다.


재산권 행사에 발이 묶인 토지 주인의 하소연에 법률 전문가들은 “포기하긴 이르다”며 “복잡해 보이지만 소송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불가능해 보이는 이 문제의 핵심 열쇠는 역설적이게도 ‘40년간의 무상 사용’ 사실에 있었다.


40년 묵은 골칫덩이, 손도 못 대는 내 땅


A씨의 아버지는 약 40년 전 외할아버지로부터 경남에 있는 150평 규모의 땅 두 필지를 상속받았다. 문제는 땅 위에 덩그러니 남겨진 단독주택 두 채였다.


현재 아무도 살지 않아 폐가로 방치된 이 주택들의 명의는 외할아버지의 형제자매 7명 앞으로 되어 있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이미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땅을 활용하기 위해 건물을 철거하려 했지만, 관할 시청은 “철거 동의를 전원 받기 어려울 테니, 최대한 동의를 받아와 보라”고 안내할 뿐이었다. 사망자들의 후손을 일일이 찾아 동의서를 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웠다.


“전원 동의는 불필요, 소송이 유일한 해법”


막막한 상황에 처한 A씨의 사연에 법률 전문가들은 만장일치로 '건물철거 및 토지인도 청구 소송'이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라고 조언했다.


이숭완 변호사는 “계약서도 없고 지료도 받지 않은 상황이라면, 건물 명의자들이 토지를 무단으로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어 토지 소유자로서 철거를 청구할 법적 근거가 충분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소송의 가장 큰 난관은 ‘누구를 상대로 할 것인가’이다. 변호사들은 등기부등본상 명의자 7인과, 사망한 이들의 ‘상속인 전원’을 피고로 특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만약 상속인을 전부 파악하기 어렵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김현정 변호사는 이 경우 “실무상 ① 토지·건물 등기부와 건축물대장, 제적등본으로 상속관계를 파악하고, ② 상속인 불명분에 관하여 가정법원에 상속재산관리인 선임을 청구한 뒤(민법 제1053조), ③ 건물철거·토지인도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정리됩니다”라며 구체적인 절차를 제시했다.


즉, 법원을 통해 상속재산을 관리할 대리인을 지정하고 그를 상대로 소송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상대의 반격 카드, 그리고 이를 무력화할 ‘필살기’


소송이 시작되면 건물 소유자 측은 ‘법정지상권’을 주장하며 철거를 거부할 수 있다. 법정지상권이란, 본래 토지와 건물의 주인이 같았다가 달라졌을 때 건물 소유자가 계속해서 토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법이 인정해 주는 강력한 권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사안에서 법정지상권이 성립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규희 변호사는 “애초에 외할아버지가 땅만 주셨고 건물은 형제들의 명의였다면 법정지상권은 성립하지 않습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처음부터 달랐기 때문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설령 지상권이 인정된다 해도 A씨에겐 결정적인 ‘필살기’가 남아 있다. 바로 40년간 단 한 푼의 지료(땅 사용료)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우리 민법(제287조)은 지상권자가 2년 이상 지료를 내지 않으면 토지 소유자가 그 소멸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홍윤석 변호사는 이를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소송 중 파악된 상속인들에게 과거 지료 및 철거 비용 청구를 진행하면서, 철거에 동의하면 이를 면제해 주는 방식으로 원만한 합의를 끌어낼 수도 있습니다”라고 제안했다.


소송 결심했다면 ‘이것’부터 챙겨라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소송을 위해 철저한 사전 준비를 당부했다. 토지·건물 등기부등본, 건축물대장, 폐가 상태를 입증할 현장 사진은 기본이다.


특히 사망한 명의자들의 상속 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제적등본(2008년 이전 사망자)이나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미리 확보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규희 변호사는 소송 전 반드시 챙겨야 할 절차를 강조했다. 그는 “소송 중에 건물 명의가 바뀌거나 누군가 몰래 들어와 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점유이전금지 가처분도 같이 진행하셔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수십 년간 묵혀 둔 재산권 분쟁, 불가능해 보였던 문제도 법의 문을 두드리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