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은폐하고 아버지는 증거 인멸⋯'장윤기 사건' 파헤친 건 검찰의 보완수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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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은폐하고 아버지는 증거 인멸⋯'장윤기 사건' 파헤친 건 검찰의 보완수사였다

2026. 07. 10 09:49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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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단순 살인' 넘겼지만

검찰 보완수사로 '강간 등 살인' 적용

미국 출장 중 조기귀국한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10일 경찰 수사 신뢰제고를 위한 쇄신 방안 등을 논의하는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경찰이 덮을 뻔한 잔혹한 진실을 파헤친 건 검찰의 끈질긴 보완수사였다. 일면식도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 사건 이야기다.


장윤기는 지난 5월 5일 광주광역시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고생을 살해했다. 경찰은 장윤기를 구속해 열흘간 수사한 뒤 '단순 살인'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하지만 검찰의 판단은 달랐다. 추가 증거를 확보하는 보완수사를 거쳐 장윤기에게 성폭력범죄 특례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성범죄 목적성을 밝혀낸 결과였다.


죄명 하나 차이인데… 형량은 하늘과 땅 차이


'단순 살인'과 '강간 등 살인'은 형량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임찬종 SBS 법조전문기자는 1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살인죄는 판사의 작량감경(법관의 재량으로 형을 깎아주는 것)을 감안하면 최대 2년 6개월의 집행유예도 가능하다"며 "반면 강간 등 살인은 무기징역을 감경해도 최소 10년 이상 징역으로 간다"고 설명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보완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경찰 수사팀이 장윤기 아버지와 통화하며 정보를 흘려준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경찰의 방조 속에 아버지는 범행과 관련된 리얼돌과 케이블타이 등 핵심 증거를 인멸하고 훼손했다.


임 기자는 "경찰 수사팀이 의도적으로 증거를 누락하거나 은폐했고, 피의자 가족이 증거를 인멸하도록 방조한 정황이 보완수사를 통해 드러났다"고 짚었다.


보완수사 필요성 커졌지만


이처럼 보완수사 중요성이 입증됐음에도, 정치권의 흐름은 정반대로 향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검사의 수사권 자체를 완전히 삭제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형사소송법 제196조에 명시된 검사의 수사권 조항을 아예 없애버리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대안으로 '보완수사요구권 강화'를 내세웠다.


경찰이 정당한 사유 없이 보완수사 요구를 거절할 수 없도록 제도를 손질하고, 원칙적으로 1개월 내에 처리하도록 기간을 명시했다. 요구 불이행 시 검사가 사법경찰관 교체를 요구하거나 다른 경찰서를 지정할 수 있는 권한도 추가했다.


하지만 법조계의 시선은 싸늘하다.


임 기자는 "인센티브와 페널티가 있어야 제도가 돌아간다"며 "경찰 입장에선 검사 보완수사 요구에 따라야 할 이유(인센티브)가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법으로 의무를 부여하고 기한을 정해둔다 한들, 인사상 불이익 등 실질적인 제재 수단이 없다면 경찰의 형식적 수사를 막을 수 없다는 뜻이다.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힘없는 서민들에게 돌아갈 전망이다. 임 기자는 "보완수사가 없어지면 돈 없는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은 범죄 피해를 보더라도 가해자를 기소하게 만들기 굉장히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무 부처의 대응도 한계에 부딪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보완수사요구권 강화만으로는 부작용을 모두 해소하기 어렵다"고 우려를 표했지만, 국무총리가 이미 정부 차원에서 당의 입장을 따르겠다고 밝힌 상황이라 법무부가 적극적으로 반발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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