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투자금 손실 후 '사기' 고소…'원금 보장' 약속이 쟁점
친구 투자금 손실 후 '사기' 고소…'원금 보장' 약속이 쟁점
선의의 변제 노력이 되레 족쇄?…전문가들 '기망 의도 없었다는 증거가 핵심'

친구의 부탁으로 투자를 맡았다가 손실을 본 A씨가 사기 혐의로 고소당해 검찰에 송치됐다./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책임감으로 갚으려다 사기꾼 될 판…한 투자자의 눈물
“책임감으로 임하다 독박 쓴 것 같은데, 너무 억울합니다.”
친구의 부탁으로 투자를 맡았다가 손실을 본 뒤 사기 혐의로 고소당한 A씨의 절규다. 선의로 시작한 일이 법정 다툼으로 번지면서 그는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사건의 시작은 친구의 부탁이었다. A씨는 친구의 요청에 따라 투자를 대행하게 됐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악화되며 투자금에 손실이 발생했다. 도의적 책임감을 느낀 A씨는 손실액의 절반이라도 변제하려 애썼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고소장이었다. 친구는 “처음부터 원금을 보장해주겠다고 속여 돈을 받아 갔다”며 A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억울함을 토로했지만, 사건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어갔다.
심지어 공소장에는 A씨가 하지도 않은 말들이 가득했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라며 A씨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당혹감과 배신감이 서려 있었다.
단순 투자 실패인가, 계획된 사기인가…법의 잣대는?
법조계에 따르면, 투자 실패가 곧바로 사기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처음부터 상대를 속여 돈을 가로챌 의도, 즉 '기망행위'와 '편취의 범의(상대방의 재산을 얻으려는 고의)'가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재판부는 투자금을 약속된 용도와 전혀 다르게 사용했거나, 처음부터 변제할 능력이나 의사 없이 돈을 받은 정황이 있는지를 엄격하게 따진다.
‘원금 보장’ 약속, 하지도 않은 말이 족쇄가 되다
이번 사건의 최대 쟁점은 고소인이 주장하는 ‘원금 보장 약속’이다. A씨는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항변하지만, 수사기관은 고소인의 진술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법률사무소 새율의 최성현 변호사는 “고소인이 주장하는 원금 보장 약속이 실제로 있었는지가 수사기관의 주요 판단 지점”이라며 “만약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면, 이를 입증할 객관적 자료를 통해 적극 방어해야 한다. 카카오톡 대화, 문자 메시지, 통화 녹음 등이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책임감의 대가? ‘변제 노력’이 무죄의 열쇠 될 수도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A씨가 손실 발생 후 일부라도 변제하려 노력한 점이 오히려 사기 의도가 없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정황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통상적으로 사기범은 돈을 편취한 뒤 연락을 두절하는 행태를 보이는 반면, 손실을 보전하려는 노력은 기망의 의사가 없었다는 점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이 점을 법정에서 적극적으로 주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A씨의 사건은 검찰의 손에 넘어갔다. 경찰 단계에서 충분히 소명되지 못했더라도 기회는 아직 남아있다. 검찰은 경찰의 수사 기록을 재검토하고 보완 수사를 통해 기소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당시 투자 경위, 원금 보장 약속이 없었다는 점, 손실 보전 노력 등 A씨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자료와 법리적 의견서를 제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선의와 책임감이 배신과 법적 공방으로 돌아온 지금, A씨의 억울함을 풀어줄 열쇠는 그의 진실을 뒷받침할 객관적 증거와 체계적인 법적 대응에 달려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