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도 못 받았는데…나도 모르는 사이에 진행된 민사 소송에서 패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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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도 못 받았는데…나도 모르는 사이에 진행된 민사 소송에서 패소했습니다

2023. 01. 27 09:03 작성2023. 01. 27 09:36 수정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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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송달로 재판 진행되면 당사자가 알지 못할 수 있어

변호사들 "판결 확인 2주 이내로 '추완항소' 제기해야"

소송을 당하면, 소장 등이 집으로 온다고 들었는데 A씨는 관련 서류를 받은 적이 전혀 없다. 이 때문에 A씨는 재판에서 '무변론 패소'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최근 A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지인과 금전 관계로 갈등을 겪던 중이었는데, 지인 B씨가 "돈을 돌려달라"는 민사소송을 걸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은행에서 "계좌가 압류됐다"는 메시지를 받고 나서야 이를 알았다.


소송을 당하면, 소장 등이 집으로 온다고 들었는데 A씨는 관련 서류를 받은 적이 전혀 없다. 아마도 전입신고 당시 호수를 정확히 표기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여 도로명주소까지만 적은 게 문제가 된 듯싶다. 결과적으로, A씨는 재판에서 '무변론 패소'했다.


A씨는 지금이라도 판결 내용에 대해 다툴 수 있을지 변호사들에게 의견을 구했다.


주거불명 등의 사유가 있다면 공시송달 통해 재판 진행

먼저, 어떻게 A씨도 모르는 사이에 소송이 진행되고 판결까지 나올 수 있었을까. 변호사들은 "공시송달로 소송이 진행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공시송달(公示送達)은 주거 불명 등을 이유로 당사자에게 소장 등을 전달하지 못할 때 법원 게시판 등에 해당 서류를 게시하는 절차를 뜻한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상대방에게 서류가 전달된 것으로 간주한다.


'변호사 박재천 법률사무소'의 박재천 변호사는 "원고(소송을 제기한 쪽)가 제출한 소장을 피고(소송을 당한 쪽)의 주소가 변경되는 등의 이유로 송달이 되지 않을 수 있다"며 "이럴 땐 공시송달 절차에 따라 재판이 진행된다"고 말했다.


공시송달이 된 이후에도 피고가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는 등 제대로 변론을 펼치지 않으면, 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전부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할 수 있다. 민사소송법은 "피고가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청구의 원인이 된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보고 변론 없이 판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제257조 제1항).


판결문 확인 뒤 2주 이내로 추완항소 제기해야

만약, 공시송달을 통해 재판이 진행됐다면 A씨는 지금이라도 판결 내용을 바로잡을 수 있을까. 서울종합법무법인의 류제형 변호사는 "가능하다"며 "2주 이내로 추완항소를 제기하라"고 했다.


추완항소는 '당사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불변기간(항소기간 등)을 지킬 수 없었던 경우 그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2주 이내로 항소를 제기하는 것'을 말한다(민사소송법 제173조). '당사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의 대표적인 경우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판결이 선고된 것 등이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2주 이내'의 기준은 판결문을 확인한 날이 된다. 대법원은 추완항소 기간과 관련하여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통상의 경우에는 당사자가 기록을 열람하거나 또는 새로이 판결정본을 영수한 때에 비로소 그 판결이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보아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대법원 2011다19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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