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실서 15분간 맞았는데 해고될까 두렵다”…입주민 갑질,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관리실서 15분간 맞았는데 해고될까 두렵다”…입주민 갑질,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시설 고장에 불만 품고 폭언·폭행…생계 문제까지 겹친 관리 직원의 호소

아파트 관리 직원이 입주민에게 폭행당한 후 해고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아파트 시설 관리 직원 A씨는 최근 저녁 7시가 다 된 시각, 혼자 근무하던 관리사무실에서 입주민 B씨에게 무차별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 시설 고장에 불만을 품은 B씨의 폭력은 경찰이 도착하기 전까지 15분간 이어졌다. A씨는 고립된 공간에서 어떤 저항도, 대피도 할 수 없었다.
사건은 형사로 접수됐지만 A씨의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 신체적, 정신적 피해는 물론, '입주민과 문제를 일으켰다'는 이유로 직장에서 해고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그를 짓눌렀다. 직업 특성상 업계에 소문이라도 나면 생계가 막막해질 수 있다는 공포였다.
단순한 합의금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이 상황에서, A씨는 어떻게 자신의 일자리를 지키면서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고장 항의하더니…관리사무실서 15분간 이어진 폭력
사건 당시 다른 직원들은 모두 퇴근한 상태였다. 소장이 있었지만 회의 준비로 자리를 비워 A씨는 외부와 고립된 관리사무실에 사실상 갇힌 채 폭력을 감당해야 했다. 경찰 출동으로 상황은 일단락됐고, A씨는 B씨에 대한 처벌을 원해 형사 사건으로 접수했다.
사건 다음 날 외과 진단서를 받았고, 정신과 진료도 예약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일이 처음이라 당혹스럽고 수치심이 든다”며 “입주민과 트러블이 생겼다는 것 자체가 해고 사유가 될 수 있고, 이직도 어려워질 수 있어 생계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섣부른 합의'는 금물…변호사들 “산재 신청부터 검토해야”
변호사들은 A씨의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섣불리 합의하지 않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생계에 대한 불안 때문에 서둘러 합의하면 제대로 된 보상을 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한강 김전수 변호사는 “관리사무실이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약 15분간 폭언과 폭행이 지속된 점은 단순한 다툼으로 보기 어렵다”며 “향후 직장생활과 생계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야 하므로 성급하게 합의 여부를 결정하기보다 수사 진행 상황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변호사들은 가해자와의 형사합의와는 별개로 ‘산업재해(산재)’ 신청을 적극 검토하라고 강조했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업무 수행 중 입주민의 폭행으로 입은 상해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다”며 “산재 승인을 받으면 치료비(요양급여)와 휴업급여를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가해자와의 합의와 별개로 진행할 수 있는 근로자의 정당한 권리다.
'입주민과의 트러블' 이유로 해고? “그 자체가 위법”
A씨가 가장 우려하는 ‘해고’ 가능성에 대해 변호사들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회사가 피해 직원을 보호하지 않는다면 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사업주가 고객의 폭언·폭행 등으로부터 근로자의 건강장해를 예방하고 필요한 조치를 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한다.
이를 근거로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만약 관리업체가 피해 노동자를 보호하기는커녕 해고 등의 불이익을 준다면 이는 부당해고에 해당해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세림 오치원 변호사는 “관리업체에 사건 경과를 알리고 입주민과의 분리 등 보호조치를 서면으로 요청해두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러한 요청은 향후 분쟁에서 중요한 자료가 된다”고 조언했다.
진단서 제출과 증거 확보…처벌과 손해배상은 이렇게
형사처벌과 민사상 손해배상을 위한 절차도 차분히 밟아야 한다. 변호사들은 사건이 전산에 조회되지 않더라도 발급된 접수번호를 통해 진단서 등 증거를 제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현재는 합의보다 치료와 증거 확보를 우선해야 한다”며 “관리사무실 CCTV 영상이 삭제되지 않도록 즉시 보존 요청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해자의 행위는 신체 상해 정도에 따라 폭행죄 또는 상해죄로 처벌될 수 있다. 특히 상해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아도 처벌이 가능한 범죄다.
가해자에 대한 형사처벌과 별개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
법무법인 쉴드 임현수 변호사는 “치료비, 정신적 피해에 따른 위자료는 물론 향후 직업적 불이익까지 손해 항목으로 구성할 수 있다”며 “단순 합의금이 아닌 정당한 손해배상을 받도록 법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