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계산대에서 일부러 바코드 안 찍었다⋯20번 넘게 훔쳤다면?
셀프계산대에서 일부러 바코드 안 찍었다⋯20번 넘게 훔쳤다면?
초범이어도 상습성 인정되면 처벌 수위 높아져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사건은 지난 6월부터 두 달간 한 대형마트에서 벌어졌다. A씨는 셀프계산대에서 일부 상품의 바코드를 고의로 찍지 않는 수법으로 총 100만 원 상당의 물건을 훔쳤다.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걷잡을 수 없는 결과로 돌아왔다. 경찰로부터 “절도 혐의로 고소됐다”는 전화를 받고서야 자신의 잘못이 얼마나 큰지 깨달은 A씨는 뒤늦은 후회와 함께 실형 선고에 대한 두려움에 떨고 있다.
A씨가 가장 두려워하는 지점은 바로 20회가 넘는 '범행 횟수'다. 변호사들은 이를 법적으로 '상습성'이 있다고 판단할 매우 중요한 근거로 봤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초범이라도 20회 이상이라는 횟수는 상습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단순 절도보다 죄질이 좋지 않다고 평가돼 처벌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법률사무소 예준 신선우 변호사 역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범행의 횟수와 계획성 등을 고려할 때 초범이라도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형 피할 단 하나의 열쇠
결국 A씨가 실형을 피할 가장 확실한 방법은 피해자인 마트 측과의 '합의'다. 합의는 처벌 수위를 결정하는 절대적인 변수다. 피해자로부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담은 합의서를 받아 제출하면, 검찰 단계에서 '기소유예'를 받거나 재판에 가더라도 집행유예나 벌금형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극적으로 커진다.
A씨가 고민하는 '자필 사죄문'은 닫힌 합의의 문을 여는 좋은 시도가 될 수 있다. 한대섭 변호사는 “자필 사죄문은 반성하는 마음을 수사관과 피해자에게 전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진심으로 뉘우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경찰 조사를 받을 때 담당 수사관에게 정중히 사죄문 전달을 부탁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마트가 합의를 거부한다면?
만약 마트 측이 끝내 합의를 거부한다면 어떻게 될까. 변호사 서아람 법률사무소의 서아람 변호사는 “합의가 불발되더라도 곧바로 실형이 선고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희망은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제도가 바로 '형사 공탁'이다. 피해자가 합의를 거부해 직접 돈을 전달할 수 없을 때, 법원에 피해액을 맡김으로써 피해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객관적인 증거를 남기는 것이다. 여기에 진심을 담은 반성문, 가족과 지인들의 '탄원서' 등을 충실히 준비해 제출하면 재판부의 선처를 구할 수 있다.
법무법인 한별 김전수 변호사는 “초범이고 피해 회복 노력이 인정되면 대체로 집행유예나 벌금형이 내려지는 사례가 많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