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글 아닌데 피의자?" 사칭 글에 억울한 족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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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글 아닌데 피의자?" 사칭 글에 억울한 족쇄

2026. 03. 12 15:4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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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주소도 다른데…경찰 "정황상 의심" 소환 통보에 '날벼락'

온라인 사칭 글로 명예훼손 피의자가 된 A씨는 IP주소가 자신의 것이 아님에도 피의자로 특정됐다. / AI 생성 이미지

"나 누구누구인데, 너 죽일 거야!"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을 사칭한 섬뜩한 욕설 글이 올라와 졸지에 명예훼손 피의자로 전락한 A씨. 글이 작성된 IP 주소는 A씨의 것이 아니라는 명백한 물증에도, 경찰은 '정황'을 근거로 A씨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무혐의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첫 조사 대응에 따라 결과가 뒤바뀔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너 죽일 거야!" 사칭 글 하나에 피의자로 전락

사건은 A씨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신을 사칭한 글을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익명의 작성자는 A씨의 신상정보를 버젓이 공개하며 "나 누구누구인데... 너 죽일꺼야! 병신 등신"이라며 특정인을 향한 욕설과 협박을 퍼부었다.


글에는 A씨와 피해자 둘만 알 법한 내밀한 이야기까지 담겨 있었다. 결국 피해자는 글에 적힌 신상정보를 토대로 A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얼마 뒤 A씨에게 연락한 경찰은 그를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로 불렀다.


A씨가 "제가 쓴 글이 아니고, 제 집 IP도 아니다"고 항변했지만, 경찰은 "피고소를 당하면 피의자로 경찰이 임의로 정할 수 있습니다"라며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경찰 스스로도 물증이 없음을 인정하는 듯한 태도였지만, A씨는 하루아침에 범죄 혐의를 받는 신세가 됐다.


전문가들 "IP 불일치, 강력한 무죄 증거... 그러나"


법률 전문가들은 A씨가 혐의를 벗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경찰 수사 경험이 있는 법률사무소 새율의 최성현 변호사는 "사이버 범죄 수사에서 IP 주소는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증거이며, 이것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은 귀하의 무죄를 입증하는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창세 김솔애 변호사 역시 "이 경우, 피해자가 제시한 IP주소가 본인과 연결되지 않고 글을 작성한 사람의 신원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는다면, 불송치나 무혐의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섣부른 낙관을 경계했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법리적 대응 없이 무턱대고 무혐의 주장을 하다 보면, 오히려 더 불리한 상황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라며 안일한 대응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알리바이'와 '피해자' 프레임으로 돌파하라


그렇다면 A씨는 이 억울한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 전문가들은 '객관적 증거'와 '적극적 방어'를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우선 해당 시간대 본인의 알리바이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통화기록, 카드사용내역, CCTV 등)를 준비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조언했다. 동시에 그는 "경찰 조사에서는 본인이 해당 글을 작성하지 않았다는 점을 명확히 하시되, 오히려 본인도 피해자라는 점을 강조하시기 바랍니다"라고 덧붙였다.


억울하게 범인으로 몰린 수동적 피의자가 아닌, 신원 도용이라는 또 다른 범죄의 '피해자'임을 수사기관에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취지다.


서울종합법무법인 류제형 변호사는 한 발 더 나아가 "고소장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부터 진행하시고, 구체적 범죄사실을 토대로 대응하시기 바랍니다"라며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제시했다.


억울하게 피의자 신분이 되었더라도, 객관적 증거를 바탕으로 법률 전문가와 함께 침착하게 대응하는 것이 위기 탈출의 열쇠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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