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가 보낸 나체사진, '합의'라 괜찮다?
16세가 보낸 나체사진, '합의'라 괜찮다?
자발적 전송 주장해도 '성착취물 제작죄' 성립

청소년이 자발적으로 나체 사진을 보냈더라도 이를 전송받는 행위는 '성착취물 제작'으로 간주되어 처벌받을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트위터에서 만난 16세 소녀가 먼저 보낸 나체 사진, '그녀가 원했다'는 주장으로 처벌을 피할 수 있을까?
법률 전문가들은 “피해자의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성립하는 엄중한 범죄”라며 위법성이 조각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한목소리로 경고한다. 청소년보호법의 엄격한 잣대와 위험한 오해를 파헤친다.
"강요 없었다" 억울함 호소... 법의 시선은 다르다
SNS를 통해 만 16세 청소년으로부터 나체 사진을 전송받았다는 A씨. 그는 상대방이 트위터에 먼저 음란물을 게시했고, 자신이 요구하지 않았는데도 사진을 보내왔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A씨는 “강제나 대가, 그루밍, 나이를 속이는 행위는 일절 없었다”면서,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 행사에 해당하므로 죄가 되지 않는 ‘위법성 조각 사유’에 해당하지 않겠냐고 물었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의 판단은 단호했다. 김경태 변호사(김경태 법률사무소)는 “청소년성착취물 관련 사안은 매우 엄중하게 다뤄지는 범죄이며, 성적 자기결정권 여부와 관계없이 처벌될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상대방이 자발적으로 사진을 전송했다는 점이나 강요하지 않았다는 점은 처벌의 감경 요소가 될 수 있으나, 위법성 자체를 조각하지는 못한다”고 강조했다.
'자발적 전송' 믿었다간 '제작범' 된다
A씨의 가장 큰 착각은 ‘받기만 했을 뿐 제작하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다르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죄에서 ‘제작’이란 직접 촬영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촬영하게 하거나 만드는 과정에 관여하는 행위까지 폭넓게 포함한다.
박성현 변호사(법률사무소 유)는 “상대방이 자발적으로 사진을 전송했더라도, 이를 수신한 행위 자체가 제작에 해당하며, 위법성 조각 사유로 인정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즉, 청소년에게 사진을 찍도록 유도하고 이를 전송받았다면, 직접 셔터를 누르지 않았더라도 ‘제작’의 주범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법원은 아동·청소년의 동의 여부나 제작 의도는 범죄 성립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명확히 하고 있다.
"피해자 동의는 면죄부 아냐"... 예외는 하늘의 별 따기
A씨가 마지막 희망으로 삼은 ‘위법성 조각’ 주장 역시 현실의 벽은 높다.
대법원은 '아동·청소년인 행위자 본인이 사적인 소지를 위하여 자신을 대상으로' 영상을 제작하는 등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위법성이 없다고 본다.
하지만 이는 제3자가 개입하지 않는 경우를 상정한 것이다. 법적 분석에 따르면, 성인인 제3자가 청소년에게 사진을 전송받은 경우는 이 예외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민경철 변호사(법무법인 이엘)는 관련 대법원 판례를 언급하며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하라고 되어 있을 뿐, 실제 위법성조각으로 인정된 경우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청소년의 ‘동의’는 성착취물 범죄에서 면죄부가 될 수 없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