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돈으로 산 차, 이혼하니 상대방이 '절반 내놔'…공동 명의의 배신
내 돈으로 산 차, 이혼하니 상대방이 '절반 내놔'…공동 명의의 배신
혼인 중 공동명의로 등록한 자동차, 구매 자금과 유지비 모두 내가 냈다면? 법률 전문가들 '재산분할 심판으로 100% 소유권 주장 가능, '처분금지 가처분'으로 강제 매각부터 막아야'

이혼 후 자신의 돈으로 산 공동명의 자동차 소유권 분쟁 시, 2년 내 재산분할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 온전한 소유권을 되찾을 수 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이혼한 전 남편이 '내 돈'으로 산 자동차의 절반을 요구할까 봐 밤잠을 설치는 한 여성의 사연이 법률 상담에 올라왔다.
지난 4월 협의 이혼한 A씨. 그녀는 혼인 중이던 2024년 1월 구매한 자동차를 지금도 타고 다닌다. 문제는 이 자동차가 전 남편과 5대5 공동명의로 등록돼 있다는 점이다.
A씨는 자동차 구매 자금 전부를 '혼인 전 모은 돈'과 '친정어머니가 주신 돈'으로 마련했다. 실질적으로 자신의 돈 100%로 산 차였다. 그럼에도 공동명의를 택한 것은 캐피탈 대출과 보험료를 아끼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자동차 할부금부터 보험료, 수리비, 소모품비까지 모든 비용은 A씨의 급여에서 빠져나갔다. 이미 대출 원금도 모두 상환했다. 하지만 이혼 후 다른 재산 문제로 다투게 된 전 남편은 A씨의 연락을 피하고 있다.
A씨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전 남편이 갑자기 나타나 자동차의 절반이 자기 것이라며 강제로 팔아버리면 어떡하죠?"
"내 돈 주고 산 차인데…'서류상 주인'의 횡포 막을 길 없나"
A씨의 사연은 단순한 부부간의 다툼을 넘어, 법적 명의와 실질적 소유권이 충돌하는 전형적인 사례다.
자동차등록원부라는 공적 장부에는 전 남편이 50%의 지분을 가진 소유자로 버젓이 기재돼 있다. 이 때문에 A씨는 자신이 모든 돈을 냈다는 사실만으로 전 남편의 권리를 막을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다.
그녀의 걱정처럼, 법률 전문가들은 일단 서류상으로는 전 남편의 소유권 주장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법률사무소 정승의 정우승 변호사는 "법원의 재산분할 판단을 받기 전까지는 공동소유인 것이 분명하므로, 남편 분의 소유권 주장이 현 시점에서는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새양재의 홍현기 변호사 역시 "상대방도 자동차의 50% 소유자이므로 소유권 주장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A씨가 전 남편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명의를 이전하는 것 또한 불가능한 상황이다.
"'특유재산' 입증이 관건…'처분금지 가처분'으로 발 묶어야"
그렇다면 A씨는 속수무책으로 당해야만 할까. 변호사들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해법은 법원에 있었다. 바로 '재산분할 심판 청구'를 통해 자동차의 실질적 주인이 자신임을 인정받는 것이다. 승소의 열쇠는 자동차가 남편의 재산이 아닌 A씨의 '특유재산'임을 입증하는 데 달렸다.
특유재산이란 부부 일방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이나 혼인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을 뜻한다. A씨가 자동차 구매 자금의 출처가 '혼인 전 재산'과 '부모로부터의 증여금'이라는 사실을 통장 거래 내역 등으로 명확히 증명한다면, 이 자동차는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되고 온전히 A씨의 소유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혼인 전 재산과 증여받은 돈으로 구입했다는 점, 모든 비용을 의뢰인이 부담했다는 점은 소송에서 매우 유리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전 남편이 차를 마음대로 팔아버릴 가능성에 대비해 "가처분 신청을 통해 처분을 막을 수도 있다"며 '처분금지 가처분'이라는 안전장치를 마련할 것을 조언했다. 이는 소송이 끝나기 전까지 전 남편이 자동차를 팔거나 담보로 잡는 등의 행위를 법적으로 금지하는 조치다.
"소송 전 '내용증명' 발송부터…2년의 시간 안에 끝내야"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구체적인 대응 방안은 단계적이다. 우선, 자동차 구매 자금 출처, 할부금 및 보험료 납부 내역 등 모든 증거를 꼼꼼히 수집해야 한다. 다음으로 전 남편에게 '이 자동차는 이러이러한 이유로 내 단독 소유이니, 명의 이전에 협조해달라'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내는 것이 좋다. 이는 향후 소송에서 유리한 증거가 될 수 있다.
만약 전 남편이 끝까지 협조를 거부한다면, 망설임 없이 법적 절차에 돌입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처분금지 가처분'을 신청해 자동차를 묶어둔 뒤, '재산분할 심판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다.
법원에서 A씨의 단독 소유권을 인정하는 판결이 나오면, A씨는 판결문을 가지고 전 남편의 동의 없이도 자동차를 자신의 단독 명의로 이전할 수 있다.
여기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은 시간이다. 재산분할 청구권은 이혼한 날로부터 2년 안에 행사해야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