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생활비까지 대준 은인을 성추행하고 오히려 '꽃뱀'이라 모욕했다⋯결국
[단독] 생활비까지 대준 은인을 성추행하고 오히려 '꽃뱀'이라 모욕했다⋯결국
직장 선배가 생활비 대주며 도와줬는데 노래방서 강제추행·집 무단침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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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자신의 생활비까지 대주던 직장 선배를 성추행하고도 '꽃뱀'으로 몰아간 남성이 1심의 무죄 판결을 뒤집고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피해자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된다"며 '성인지 감수성'을 근거로 유죄를 인정했다.
대전지방법원 제1형사부(재판장 나경선)는 강제추행,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원심 판결(벌금 200만 원)을 파기하고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고 지난 1월 22일 밝혔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의 취업제한 명령도 함께 내려졌다.
은혜를 원수로 갚았다···성추행에 주거침입까지
판결문에 따르면 피고인 A씨는 직장 동료인 피해자 B씨(여, 52세)로부터 경제적 도움을 받아왔다. B씨는 사기죄로 징역을 살고 나온 A씨를 안타깝게 여겨 생활비까지 대신 내줬다. B씨는 법정에서 "내 돈 들여서 한 달 생활비를 다 대준 사람"이라고 토로했다.
사건은 2022년 5월 20일, A씨가 회식 자리에서 시비가 붙으며 시작됐다. B씨는 술에 취한 A씨를 집에 데려다주려 했으나, A씨가 먼저 노래방에 가 있겠다며 자리를 옮겼다. B씨가 뒤따라가 보니 A씨는 이미 소주 1병을 마신 상태였고, B씨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1병을 더 마셨다.
A씨는 B씨가 노래를 부르는 틈을 타 뒤에서 엉덩이를 만지고 껴안은 뒤 목에 입을 맞추는 등 강제로 추행했다. B씨가 A씨를 데리고 나오는 과정에서 A씨가 다시 껴안으려 하자 이를 뿌리치다 손목을 다치기도 했다.
A씨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2022년 6월 5일, A씨는 B씨의 집 현관 비밀번호를 추측해 열고 들어가는 주거침입 범행까지 저질렀다.

1심 무죄→2심 실형···법원, '성인지 감수성' 강조
1심 재판부는 B씨 진술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이유 등으로 강제추행 혐의에 무죄를 선고하고, 주거침입 혐의만 유죄로 봐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검찰은 사실오인과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고, 2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먼저 피해자 B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높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만진 부위, 당시 반응 등에 관하여 핵심 부분에 있어 대체로 일관되게 진술했다"며 "직접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진술하기 어렵다고 보일 정도로 상세하고 구체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성인지 감수성'을 언급하며 1심의 판단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B씨가 사건 이후에도 A씨와 함께 출퇴근한 사실 등에 대해 "피고인과 지속적으로 마주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추가 피해가 없도록 노력한 피해자의 행동은 충분히 납득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죄책감 전혀 없어"···'꽃뱀' 몰아가려다 무거운 처벌
재판부는 양형 이유를 설명하며 A씨의 태도를 강하게 질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금전적 도움을 받던 와중에 범행을 저질렀다"며 "그럼에도 오히려 마치 피해자가 다른 목적을 가지고 거짓으로 고소한 것처럼 몰아가는 등 죄책의 무게와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꾸짖었다.
실제로 A씨는 수사 과정에서 B씨를 '꽃뱀'이라고 지칭했고, B씨는 이 때문에 더 큰 분노를 느껴 고소를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사정이 없고 용서받지도 못했다"며 "특히 범행이 누범 기간 중에 행해져 비난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설명했다.
[참고] 대전지방법원 제1형사부 2023노2909 판결문 (2025. 1. 22.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