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들이 단톡방에서 교사 외모와 수업 비방…방학 중에 일어난 일이니 교권 침해가 아니다?
고교생들이 단톡방에서 교사 외모와 수업 비방…방학 중에 일어난 일이니 교권 침해가 아니다?
교권 침해는 ‘교사가 교육활동 중일 때, 이를 방해하는 경우’에 성립
교권 침해 아니지만 ①명예훼손죄나 모욕죄로 형사고소하고 ②초중등교육법에 따른 학생징계 가능

고등학교 남학생들이 단톡방에서 교사 A씨의 외모를 비하하고 수업을 비난했다. 그들을 교권침해로 처벌할 수 있을까?/ 셔터스톡
고등학교 남학생 9명이 인스타 단톡방을 만들고, A씨 등 몇몇 교사의 외모를 비하하고 수업을 욕했다. ‘교권 침해’가 아닌가 생각한 A씨가 교육청 쪽에 알아보니, “단톡방에 해당 글을 올렸을 때가 ‘교육활동 중’이었어야 교권 침해가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교권 침해 관련 안내문을 찾아보니, ‘교육활동 중인 교원에 한정할 것을 유의하라’는 지침이 나와 있다. 그런데 현재 증거자료로는 학생들이 인스타 단톡방에 글 올린 시간을 특정할 수 없고, 다만 방학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내용이 있을 뿐이다.
A씨는 이런 경우엔 해당 학생들에게 교권 침해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것인지, 그들을 처벌할 방법은 아예 없는 것인지, 변호사에게 자문했다.
변호사들은 해당 학생들의 행위가 ‘교육활동 중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면, 교권 침해라 할 수 없다고 말한다.
법률사무소 오율 전경석 변호사는 “이 사안은 교권 침해에 해당하지는 않는다”며 “교육활동 침해(교권 침해)행위는 ‘교원이 교육활동 중일 때 해당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경우’에 성립한다”고 짚었다.
전 변호사는 “두 가지 측면에서 교육활동 침해라고 보기 어려운 점이 있다”며 “하나는 뒷담화를 한 일시가 특정되지 않는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러한 뒷담화가 교사의 수업 진행을 어떻게 방해했는지 소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법무법인 다산 김춘희 변호사는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약칭 교원지위법)에 교권이라는 용어가 다수 등장하고, 교권보호위원회 설치 근거 규정도 있지만, 교권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 규정은 없다”고 말한다.
“다만 교육부의 ‘교육활동 침해행위 고시’는 교육활동 중인 교원에 대한 ①폭행 ②상해 ③협박 ④명예훼손 ⑤모욕 ⑥손괴 ⑦성폭력 범죄 ⑧불법 정보유통 행위 ⑨공무방해와 업무 방해 ⑩성희롱 ⑪반복적 부당한 간섭 ⑫)교육공무원법 제43조 제1항에 위반한다고 학교장이 판단하는 행위를 교육활동 침해라 규정하고 있다”고 김 변호사는 덧붙였다.
교사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하는 행위는 교권 침해가 될 수 있지만, 다만 ‘교육활동 중인 교원’에게 일어났을 때만 이를 적용할 수 있다는 취지다.
하지만 A씨는 해당 학생들을 명예훼손죄나 모욕죄로 형사고소하고, 초중등교육법상의 징계를 요구할 수 있다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전경석 변호사는 “이런 일을 벌인 학생들의 행동이 잘못된 것임은 명백하다”며 “우리 법은 이런 경우 교사인 A씨를 보호하기 위해 두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는 형사법상 명예훼손죄나 모욕죄로 고소를 진행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초중등교육법에 규정된 학생징계를 하는 방법”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전 변호사는 “상대 학생들이 고등학생이므로 형사처벌이 가능하고 소년보호처분이 내려질 수도 있으며, 후자의 경우엔 학교장이 학생들에게 징계를 내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학생징계는 학교 봉사, 사회봉사, 특별교육 이수, 출석정지, 퇴학 등의 징계가 가능한데, 이 사안의 경우엔 욕설이나 외모 비하의 정도에 따라 단기간의 출석정지까지 고려해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