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년생' 영상 1만원에 샀다가…'다운 안했다'는 항변, 통할까?
'09년생' 영상 1만원에 샀다가…'다운 안했다'는 항변, 통할까?
성착취물 '구입' 자체만으로 처벌? 변호사들 의견도 '극과 극'

인스타그램에서 영상을 산 남성이 판매자 아이디 '09' 때문에 아동 성착취물 구매 혐의로 불안해하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인스타그램에서 1만 원에 개인 영상을 샀다가 판매자 아이디의 '09'라는 숫자를 보고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구매' 혐의에 휘말릴까 봐 공포에 떨고 있는 한 남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영상을 내려받지 않았다는 그의 주장이 법적 방패가 될 수 있을지를 두고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가운데, 돈을 주고 파일을 전송받은 '구입' 행위 자체만으로도 처벌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고견을 여쭙고싶습니다"…1만원에 오간 지옥행 티켓
한 남성이 인스타그램에서 영상 판매 게시물을 보고 순간의 충동으로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통해 1만 원을 송금했다. 라인 메신저로 영상을 받았지만, 찜찜한 마음에 영상을 열어 보지도, 내려받지도 않고 대화방을 나갔다.
그가 공포에 휩싸인 것은 판매자의 인스타그램 아이디에 적힌 '09'라는 숫자를 뒤늦게 발견하면서부터다. 2009년생 미성년자일 수 있다는 불안감에 그는 법률 상담 게시판에 "정말 당시에는 인식하지 못하고 순간적인 충동으로 구매를 했는데, 혹시 처벌 가능성이 높은지 전문가 분들의 고견을 여쭙고싶습니다"라며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
"처벌 가능성 높다" VS "처벌 안 된다"…변호사들의 엇갈린 시선
이 사안을 두고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은 극명하게 갈렸다. 정다미 변호사는 "사건화 되면 계좌거래 내역도 있어 처벌가능성 높은 사안으로 판단됩니다"라고 분석했고, 이상범 변호사 역시 "송금 내역이 있고, 인스타아고이디에 09라는 숫자가 있었다고 한다면, 성착취물 구매 혐의로 입건될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경고하며 처벌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반면, 일부 변호사는 방어의 여지가 있다고 봤다. 김일권 변호사는 "의뢰인이 영상을 다운받지 않았기 때문에, 형사처벌되지 않습니다"라고 단언하며 상반된 의견을 제시했다.
김경태 변호사 또한 "게시물에서 '09'라는 숫자만으로는 미성년자임을 명확히 특정하기 어렵고, 실제로 성인이 사칭하는 경우도 많습니다"라며 고의가 없었음을 다퉈볼 수 있다는 취지로 조언했다.
법원의 잣대, 다운로드 안 해도 '구입'은 유죄?
변호사들의 의견이 갈리는 지점은 바로 '다운로드'를 하지 않은 행위를 법원이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이다. 현행 아동·청소년성보호법은 성착취물을 '구입'하거나 '소지', '시청'한 경우 모두 1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한다.
법률 전문가들은 '구입'과 '소지'는 다른 개념이라고 설명한다. 제공된 법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구입'은 대가를 지급하고 영상 파일을 전송받아 사실상 지배할 수 있게 된 순간 성립한다.
따라서 영상을 실제로 내려받아 자신의 기기에 저장하는 '소지' 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도, 1만 원을 송금하고 영상을 전송받은 것만으로 '구입죄'는 이미 완성된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
이는 성착취물 소비 행위 자체를 근절하려는 법의 엄격한 태도를 보여준다.
유죄라면 '징역 1년 이상'…살 길은 '고의성' 부인
결국 이 사건의 유무죄를 가를 최종 관문은 '고의성' 입증이다. 구매자가 돈을 보낼 당시 판매자가 미성년자이고 영상이 성착취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가'가 핵심이다.
수사기관과 법원은 '09'라는 숫자, 판매 게시물의 문구와 해시태그 등을 종합해 고의 여부를 판단할 것이다. 만약 고의가 인정돼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법정형은 벌금형 없이 최소 '징역 1년'이다.
다만, 여러 변호사들이 조언했듯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정말 몰랐다는 점, 영상을 다운로드하지 않고 즉시 삭제하는 등 추가 범죄로 나아가지 않은 점 등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며 무혐의나 선처를 구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책으로 꼽힌다.
실제 유사 사건에서도 초범이고 구입 수량이 적으며 유포 정황이 없는 경우, 법원이 집행유예나 선고유예를 내리는 사례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