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로 연차 냈지? 징계할 거야" "퇴사한다고? 다른 데 못 가게 할 거야"
"거짓말로 연차 냈지? 징계할 거야" "퇴사한다고? 다른 데 못 가게 할 거야"
이직 위해 퇴사 통보 하니 각종 트집
근로기준법상 '취업방해'인지 확인해봤다

최근 이직에 성공한 A씨는 재직 중인 회사에 퇴사 의사를 밝혔다. 그런데 회사의 반응이 예상 밖이었다. /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최근 이직에 성공한 A씨는 재직 중인 회사에 퇴사 의사를 밝혔다. 그런데 회사의 반응이 예상 밖이었다. 처음에는 A씨에게 회사에 남아달라고 부탁하더니, "동종 업계에 다 말해서 어디든 발붙이지 못하게 만들겠다"고 협박을 한다.
하필 이 과정에서 A씨가 병원 진료를 본다며 연차를 내고, 이직 면접을 보러 갔던 사실도 들통났다. A씨 입장에선 회사의 보수적인 분위기 때문에 연차 사유를 둘러댄 것인데, 회사는 이것 또한 문제 삼았다. 거짓 사유로 연차를 사용했기 때문에 징계를 내리겠다는 것이었다. A씨는 회사의 대응이 '취업 방해'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우선 회사가 A씨의 취업방해를 하는 것이 맞는지부터 확인해봤다. 우리 근로기준법은 취업방해에 대해 "누구든지 근로자의 취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비밀 기호 또는 명부를 작성·사용하거나 통신을 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40조).
예를 들어, 실적 등 직원의 내밀한 근로 사항을 제3자에게 알리거나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다른 회사에 퍼뜨리는 행위 등은 취업방해에 해당한다. 이런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제107조). 양벌규정도 있기 때문에 회사 외에도 동료 등이 취업방해 행위를 했을 경우, 사업주도 함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제115조).
법원은 취업방해의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직원이 이직하는 이유와 회사의 행동이 제3자가 봤을 때 취업 방해가 될 정도인지 등 전후 맥락을 살핀다. 이때 직원이 이직에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 여부는 취업방해의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에 비춰보면 A씨의 회사는 아직 취업방해를 위한 특정한 행동을 한 건 아니다. 단지 "이직을 못 하게 하겠다"는 식으로 언급한 정도라 취업 방해로 보긴 어렵다는 취지다. 다만, 위와 같이 A씨에게 언급한 내용은 향후 실제로 취업방해 행위가 이뤄졌을 때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녹취 등을 하여 증거로 확보해 두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회사가 거짓 사유로 연차를 쓴 A씨에게 징계를 내리겠다는 건 법적으로 어떻게 봐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타당하지 않다. 근로기준법은 '사용자는 휴가를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주어야 한다’고 규정해 근로자의 연차휴가 신청권을 보장하고 있으며(제60조), 그 사용 목적을 제한하지 않는다. 회사는 근로자의 연차 사유를 근거로 연차를 거절할 수 없고, 거짓 사유를 제시했어도 징계할 수 없다는 의미다.
회사가 취업규칙으로 '연차 사유가 거짓일 경우 근로자의 연차 사용을 제한할 수 있고, 근로자는 이에 따른 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규정을 마련해 놓았더라도, 마찬가지다. 이런 취업규칙은 상위 법령인 근로기준법에 비해 근로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규정이기 때문에 효력이 없다. 그럼에도 회사에서 징계를 결정한다면, 징계 처분 의결서 등을 갖고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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