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에 퇴사했는데 "네가 계약한 고객 클레임 상대하라"는 전 회사의 '황당' 요구
1년 전에 퇴사했는데 "네가 계약한 고객 클레임 상대하라"는 전 회사의 '황당' 요구
퇴사 후에도 근로 의무 규정한 근로계약은 부당

퇴사한 회사에서 "당신이 계약한 고객의 클레임을 책임져라"라고 요구한다면? 이런 황당한 요구 진짜 들어줘야만 하는 건가요? /셔터스톡
A씨는 오늘도 묵묵히 일하고 있다. 여느 직장인과 다를 바 없는 모습. 그런데 지금 A씨가 처리하는 업무는 약 1년 전에 퇴사한 회사가 요청한 일이다.
회사 측은 "과거 A씨가 계약을 담당했던 고객의 클레임(항의)"이라며 "퇴사했어도 자신이 계약을 맺은 고객을 상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씨와 맺은 근로계약서에도 이러한 의무가 적혀있다고 했다. 너무도 당당한 요구에 얼떨결에 한 번 문제를 해결했더니, 이제는 당연하듯 전화를 한다.
근로계약서에 이러한 조항이 있다는 이유로 퇴사했는데도 일을 처리해줘야 하는 게 맞는 걸까. A씨가 변호사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변호사들은 "구체적인 내용은 근로계약서의 내용을 확인해봐야 한다"면서도 "일반적인 경우 회사가 퇴사한 근로자에게 별도 업무를 요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태원의 김남석 변호사는 "퇴사한 지 1년이 넘은 경우라면 더이상 근로를 요구할 수 없다"며 "퇴사한 근로자에게 업무를 요청하려면 회사가 정식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퇴사해도 계약 고객을 상대해야 한다는 근로계약서 내용은 부당해 보인다"며 "회사의 무리한 요구에 응하지 않아도 무방할 것"이라고 봤다.
공동법률사무소 송조의 조성원 변호사는 "근로계약을 해지하면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할 의무도 사라진다"며 "퇴사한 이후에도 이전 업무를 계속해야 한다는 규정은 일반적이지 않다"고 꼬집었다.
정리하면 회사의 부당한 요구에 끌려다니지 않아도 된다.
다만 손해배상 책임은 있을 수 있다.
법무법인 명율의 차인환 변호사는 "A씨가 근로를 제공할 의무가 없는 것과는 별개로, 회사가 근로자의 유책 사유를 근거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있다"고 전했다. 경우에 따라 재직 중 A씨의 고의나 실수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면,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퇴사한 근로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근로자의 고의⋅과실 유무, 그 손해 등을 모두 회사가 입증해야 한다
조성원 변호사도 "회사가 요청하는 업무가 퇴사 전 A씨의 잘못과 연관돼 있고, 실제로 손해가 발생했다면 회사가 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며 "손해배상 청구를 막기 위한 방편에서 소정의 업무 처리를 고려해볼 수는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