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몇 통에 '협박죄' 벌금…'없던 일'로 만드는 7일의 골든타임
문자 몇 통에 '협박죄' 벌금…'없던 일'로 만드는 7일의 골든타임
약식명령 후엔 '기소유예' 불가, '공소기각'이 정답…전문가들 "7일 내 정식재판 청구 후 피해자와 합의가 최선의 길"

협박죄 약식명령을 받았다면 7일 내 정식재판을 청구하고 피해자와 합의하면 '공소기각'으로 전과 없이 사건을 끝낼 수 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순간의 실수로 '협박죄' 전과자? 7일 안에 되돌릴 방법 있다
순간의 감정을 참지 못하고 보낸 문자메시지 몇 통. A씨의 손에 남은 것은 '협박죄'라는 무거운 딱지와 벌금형 약식명령(경미한 범죄에 대해 정식재판 없이 서면 심리로 형을 부과하는 절차)이었다.
초범이고 욕설 한마디 없었다는 사실은 위안이 되지 않았다. A씨의 머릿속은 '지금이라도 피해자와 합의하면 검찰이 기소를 취소해주는 '기소유예'를 받을 수 있을까'라는 절박한 질문으로 가득 찼다.
"이미 늦었다"…검찰 손 떠난 사건, 기소유예는 '불가'
결론부터 말하면, A씨의 기대는 이미 늦었다.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기소유예는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기소유예는 수사 단계에서 검사가 피의자의 여러 사정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불기소 처분'의 일종이다. 일단 검사가 법원에 재판을 청구(기소)한 이상, 검사의 손을 떠난 사건을 되돌려 기소유예로 바꿀 방법은 없다.
법률사무소 두루라기 이주락 변호사는 "기소유예를 노릴 수 있는 수사 단계는 이미 종료된 것으로 보인다"고 잘라 말했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 역시 "기소유예는 검사가 기소하기 전에만 가능하므로 이미 기소되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A씨가 가졌던 '법원에서 합의하라고 전화가 오지 않을까'하는 실낱같은 희망도 현실과 거리가 멀었다. 조 변호사는 "법원에서 약식명령 내리기 전 합의하라는 전화는 오지 않는다"고 명확히 밝혔다.
'반의사불벌죄'의 마법…정식재판 청구 후 합의하면 '공소기각'
그렇다면 A씨에게 남은 길은 벌금을 내는 것뿐일까. 아니다. 전문가들은 '진짜 기회'는 지금부터라고 조언한다. 협박죄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反意思不罰罪)'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마법 같은 반전의 열쇠가 나온다.
변호사들이 제시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7일 내 정식재판 청구 후 합의'다. 약식명령을 받은 날로부터 7일 안에 정식재판을 청구해 사건을 정식 법정으로 끌어온 뒤, 그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하는 것이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서나 처벌불원서를 법원에 제출하면, 법원은 유무죄를 따지지도 않고 사건을 종결시키는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해야 한다. 이는 사실상 '없던 일'이 되는 것으로, 벌금도 전과 기록도 남지 않는다.
법률사무소 가온길 백지은 변호사는 "정식재판을 청구하신 후, 합의가 성립된다면 공소기각 판결을 받게 된다"며 "처벌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도 "협박의 경우 반의사불벌죄로 합의하는 경우 처벌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합의 실패해도 끝은 아냐…벌금 감액·선고유예 '마지막 기회'
만약 피해자가 끝내 합의를 거부해 '공소기각'이라는 최상의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정식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와 합의하려 노력한 사실, 진심으로 반성하는 태도 등은 판사가 형량을 정할 때 매우 중요한 참고자료(양형인자)가 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합의하면 선고유예까지는 안 되더라도 벌금 액수는 감경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설령 선고유예를 받지 못하더라도, 기존 약식명령보다 벌금 액수가 줄어드는 것만으로도 A씨에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선고유예는 유죄는 인정되지만 형의 선고를 미루고, 일정 기간 문제없이 지내면 형 선고의 효력이 사라져 전과가 남지 않는 판결이다.
'긁어 부스럼' 될 수도…정식재판의 숨은 위험
다만 '정식재판 청구'라는 카드에는 숨겨진 위험도 존재한다. 과거에는 약식명령보다 더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었지만, 법이 바뀌면서 이제는 정식재판에서 판사가 사안이 더 나쁘다고 판단하면 오히려 벌금을 더 높일 수도 있다. '긁어 부스럼'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법무법인 태강 조은 변호사는 "정식재판을 청구하면 오히려 벌금이 더 높아질 위험도 있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무작정 정식재판을 청구하기보다는, A씨의 문자 내용이 법리적으로 '협박'에 해당하는지, 피해자와의 합의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법률 전문가와 면밀히 검토한 후 전략을 짜는 것이 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