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이사가 버릴 거야" 전처의 협박, 방법 없나?
"멀리 이사가 버릴 거야" 전처의 협박, 방법 없나?
판결문도 무시, 기분 따라 아이들 막는 아내…아빠의 절규

이혼 후 전처가 자녀 면접교섭을 막으면, 법원에 '이행명령'을 신청해 과태료를 부과하고, 이사 시 '면접교섭 변경'을 청구할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이혼 후 법원에서 주 3회 딸들을 볼 권리를 얻었지만, 전처는 "기분 나쁘다"며 면접교섭을 막는다. 이제는 "멀리 이사 가겠다"고 협박까지 하는 상황이다.
아이들을 무기로 쓰는 전처에 맞서 아빠가 꺼내들 수 있는 법적 카드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의 조언을 종합했다.
"기분 나쁘면 애들 안 보여줘"…판결문도 휴지조각
지난해 11월, 긴 소송 끝에 아내와 이혼한 A씨. 2년간의 양육권 다툼 끝에 아들은 그가, 두 딸은 전처가 키우게 됐다.
법원은 A씨에게 일주일에 3일 딸들을 만날 수 있는 면접교섭권을 인정했다. 하지만 판결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약속은 깨졌다.
전처는 "나를 기분 나쁘게 하면 애들을 안 보여준다"며 멋대로 만남을 막았다. 이는 명백한 법원 결정 위반이다. 다수 변호사들은 이 상황에서 가장 먼저 할 일로 '이행명령 신청'을 꼽는다.
홍대범 변호사는 "법원에 이행명령을 신청하십시오. 정당한 사유 없이 불응할 경우 과태료(최대 1,000만 원)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이는 면접교섭이 부모의 기분에 따라 좌우되는 시혜가 아닌, 법으로 보장된 권리임을 보여주는 첫걸음이다.
"1시간 반 거리로 이사 갈 것"…막을 수 없는 협박?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처는 "차로 1시간 30분 거리의 타지로 이사 가겠다"고 A씨를 협박하기 시작했다. 현실적으로 매주 3번씩 왕복 3시간 거리를 오가며 아이들을 보기란 불가능하다.
A씨는 이사를 막을 방법이 없는지 물었지만, 전문가들은 고개를 저었다.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는 '거주 이전의 자유' 때문에 이사 자체를 물리적으로 막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박지영 변호사는 "면접교섭권을 이유로 상대방(전 배우자)이 주거를 이전하는 것까지 제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변호사들은 이사를 강행할 경우 '면접교섭 심판변경 청구'로 맞서라고 조언한다. 성근모 변호사는 "거리 문제로 주 3회 방문이 힘들어진다면 면접교섭 내용 변경을 통해 1박 2일 숙박 형태 등으로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이사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적인 시간과 비용 부담을 상대방에게 지우거나, 만나는 방식을 현실에 맞게 바꾸는 재판을 청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양육권 변경' 카드까지…전문가들이 말하는 '역전'의 조건
상황이 극단으로 치닫는다면 '양육권자 변경'이라는 가장 강력한 카드를 고려해 볼 수 있다. 법원이 양육권자를 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 중 하나는 '비양육자와의 관계를 얼마나 잘 유지해 주느냐(친우호적 부모 원칙)'이다.
정복연 변호사는 "면접교섭에 비협조적인 양육자를 매우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며 "면접교섭이 불가능할 정도로 먼 곳으로 이사하며 이를 협박 수단으로 삼는다면, 이는 '아이들의 복리를 저해하는 행위'에 해당하여 양육권 변경을 신청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A씨가 주장하는 전처의 조울증, 폭행 전력 등은 양육 환경의 불안정성을 입증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모든 법적 절차의 성패가 '증거'에 달렸다고 입을 모은다. 이동규 변호사는 "반드시 아이를 안 보여준 날짜, 문자 내용, 통화녹음, 이사 언급 내용 등을 계속 정리해두셔야 한다"며 "상대방이 아이를 이용해 압박하는 정황은 법원 판단에서 상당히 중요한 자료가 된다"고 역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