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착취물 제작 남성의 '고도 비만' 외모 콤플렉스를 선처 사유로 인정한 재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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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착취물 제작 남성의 '고도 비만' 외모 콤플렉스를 선처 사유로 인정한 재판부

2020. 06. 30 17:30 작성
조하나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one@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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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n번방 수법'으로 13세 피해자로부터 성착취물 만들어냈지만⋯

"'외모 콤플렉스'로 인한 경솔한 판단이었다"며 감형해준 1심

2심 재판부, 1심 판결 문제 지적했지만⋯검찰이 항소하지 않아 처벌 제대로 못 해

고도비만으로 인한 '외모 콤플렉스'를 이유로 성범죄를 저지른 남성을 봐준 판결이 지난해 나왔다./ 셔터스톡⋅그래픽=이지현 디자이너

고도비만으로 인한 '외모 콤플렉스'를 이유로 성범죄를 저지른 남성을 봐준 판결이 나왔다. 이 남성은 당시 13세이던 여학생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만들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었다.


특히 이 사건 피해자는 "(피고인을) 엄벌에 처해달라"고 탄원했지만 1심 재판부였던 대법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이창경 부장판사)는 "A씨가 고도비만 등 외모 콤플렉스로 인하여 주로 인터넷상에서 타인과 교류하던 중 경솔한 판단으로 이 시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선처했다.


적용된 혐의는 아동⋅청소년 이용 성착취물 제작죄로, 최소 징역 5년형이 나와야 했다. A씨의 처벌은 징역 2년 6개월. 판사 재량으로 선고할 수 있는 최저형이었다.


전형적인 'n번방 수법'에 당한 13세 피해자

지난 2018년 여름. 당시 13살이었던 B양은 인터넷에서 만난 남자친구에게 협박을 당했다. 3개월 전 카카오톡 랜덤채팅으로 만난 남자친구 A씨가 "야한 사진을 보내 달라"고 한 데 응한 이후부터다. 하나를 보낸 후부터 차츰 수위가 높아졌고, "그럴 거면 헤어지자"고 했더니 본격적인 협박이 시작됐다.


"페이스북에 사진이 퍼지고 싶지 않으면 내 말을 들어라" 등으로 압박당한 끝에 B양은 A씨의 지시를 따랐다. A씨는 성착취물 제공 받으면, 그걸 토대로 더 수위가 높은 성착취물을 촬영해서 보내게 했다. 그 과정에서 "가슴에 '〇〇〇(피고인 이름) 노예'라고 적고 사진 찍어서 보내"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전형적인 'n번방'식 범죄 유형이었다.


다행히 더 큰 피해로 이어지기 전, A씨는 경찰에 체포됐고 '아동⋅청소년 이용 성착취물 제작죄'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고도비만 등 콤플렉스로 인한 경솔한 판단"⋯'징역 2년 6개월' 최저형 선고

A씨에 대한 재판은 지난해 11월 대전지법에서 열렸다. 1심을 맡은 제12형사부(재판장 이창경 부장판사)는 A씨가 한 행위를 모두 사실로 인정했다. 증거관계도 명확했고, A씨도 범죄사실 대부분을 인정하고 있었다. 형량만 정하면 됐다.


이창경 부장판사의 선택은 2년 6개월. 그는 판결문에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정상참작 할 부분을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①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

②직접 피해자를 추행한 것이 아니다.

③피해자로부터 전송받은 사진과 영상을 실제로 유출했다고 의심할만한 정황이 보이지 않는다.

④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

⑤고도비만 등 외모 콤플렉스로 인하여 주로 인터넷상에서 타인과 교류하던 중 경솔한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13세 피해자를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한 남성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 /그래픽=이지현 디자이너
13세 피해자를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한 남성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 /그래픽=이지현 디자이너


2심 "콤플렉스와 이 범행은 아무 상관 없다"⋯처벌 수위 높이고 싶어도 그럴 수 없던 재판부

받을 수 있는 최저 형량을 받은 A씨는 바로 항소했다. "형이 무겁다"는 이유였다.


지난 4월 열린 2심 재판.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이준명 부장판사)는 A씨와 1심 재판부 모두를 꾸짖었다.


이준명 부장판사는 A씨에 대해 "피해자를 동등한 인격체로 보지 아니하고 자신의 성적 욕망이나 재미를 위하여 함부로 이용할 수 있는 대상이나 물건에 불과한 것으로 보지 않고서는 감행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심 재판부의 판결문도 지적했다. 이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자신 스스로에 대해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거나 하는 등의 사정이 있다고 하여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경위에 참작할 바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2심은 그렇다면 더 높은 처벌을 A씨에게 내렸을까. 재판부는 그럴 의향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 2심 판결문을 보면 피고인의 항소에 대해 "형이 무겁다기보다 오히려 가볍다고까지 할 수 있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의 선택도 징역 2년 6개월. 1심 재판이 끝난 후 검찰이 항소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우리 형사소송법에는 '불이익 변경 금지의 원칙'이 있는데, 검찰이 항소하지 않으면 2심 법원은 1심보다 높은 형량을 선고할 수 없다. 이에 A씨는 아무리 나쁜 결과가 나와도 징역 2년 6개월이 받을 수 있는 최고 형량이 된 것이다.


※불법촬영 및 유포와 이를 빌미로 한 협박 등 디지털 성범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여성긴급전화 ☎1366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02-735-8994 등을 통해 피해자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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