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악플 쓰고 트위터 계정 지웠는데…'해외라 못 잡는다'는 말, 정말일까?
연예인 악플 쓰고 트위터 계정 지웠는데…'해외라 못 잡는다'는 말, 정말일까?
소속사 '대량 고소' 공지에 구글·트위터 계정 모두 삭제…신상 없어도 특정될 수 있다

연예인 악플 작성 후 트위터 계정을 삭제해도 소용없다. / AI 생성 이미지
A씨는 한 연예인에 대해 부정적인 글을 트위터에 남겼다. 해당 연예인의 소속사에서 악플에 대해 대량 고소를 진행한다는 공지를 본 뒤였다.
불안해진 A씨는 글을 작성했던 트위터 계정은 물론, 가입 시 연동했던 구글 계정까지 모두 삭제했다. 트위터 계정에는 자신의 신상이 드러날 만한 정보를 남겨두지 않았다.
A씨는 '트위터는 미국 회사라 명예훼손이나 모욕죄로는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인터넷 글을 본 적이 있다. 정말 이대로 안심해도 되는 걸까?
소속사 '대량 고소' 예고에 계정 삭제…신상 없으면 괜찮나
A씨는 최근 구글 이메일로 가입한 트위터 계정에서 한 연예인에 대한 부정적인 글을 작성했다. 이후 해당 연예인의 소속사가 악플러들을 상대로 대규모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공지를 확인했다.
덜컥 겁이 난 A씨는 문제의 트위터 계정과 가입에 사용한 구글 계정을 모두 삭제했다. 계정 프로필 등에 자신의 신상 정보를 남겨두지 않았기에 특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계정을 삭제했더라도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상대방이 이미 증거를 확보했다면 고소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반향 정찬 변호사는 "이미 상대 측에서 관련 자료를 확보한 상황이라면, 고소를 당할 수 있다"며 "추후 고소를 당할 경우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계정 지워도 IP 추적으로 신원 특정 가능해
결론부터 말하면, 계정을 삭제해도 신원이 특정될 가능성은 사라지지 않는다. 수사기관이 법원의 영장을 받아 IP 주소 등을 추적하면 가입자 정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유(唯) 박성현 변호사는 "트위터 계정에 신상 정보를 남기지 않았다면 특정될 가능성이 낮아 보이지만, IP 주소나 글 내용 등을 통해 추적이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적으로 트위터 같은 플랫폼은 이용자의 접속 기록(로그)을 서버에 보관한다. 수사기관은 법원 영장을 통해 트위터 본사에 접속 IP 주소 등의 정보를 요청할 수 있다.
이 IP 주소를 확보하면 국내 통신사(ISP)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해당 IP를 사용한 가입자의 신원을 파악하는 방식으로 추적이 이뤄진다.
'트위터는 수사 협조 안 한다'는 속설, 절반만 맞는 말
A씨가 기댄 '트위터는 명예훼손 등으로는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속설은 완전히 믿기 어렵다. 실무적으로 해외 기업에 대한 사법 공조가 복잡하고 오래 걸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박성현 변호사는 "트위터 본사에서 협조하지 않는다는 점은 맞지만, 경찰이나 법원이 요청한 경우 특정한 정보는 법적 절차를 통해 제공될 수 있다"고 짚었다.
작성한 글의 내용에 따라 죄명은 달라질 수 있다. 구체적인 사실을 드러내 사회적 평가를 깎아내렸다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7년 이하 징역 등)이, 경멸적인 감정 표현이나 욕설 등은 형법상 모욕죄(1년 이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 벌금)가 적용될 수 있다.
오히려 계정을 삭제한 행위가 증거인멸 시도로 비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만약 수사기관의 연락을 받는다면 즉시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대응하는 것이 안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