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로 ‘당일 해고’ 통보받았는데, 부당해고 아닌가?
전화로 ‘당일 해고’ 통보받았는데, 부당해고 아닌가?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이라면 부당해고로 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할 수 있어
5인 미만 업체라면 소송 제기해 법원 판단 받아야

물놀이장 안전 요원인 A씨가 전화로 당일 해고를 통보 받았다. 부당해고로 구제받을 수 있을까?/샤터스톡
A씨는 열흘 전부터 물놀이장 안전요원으로 근무했다. 근로 계약서 작성 때 주 6일, 40시간 근무하기로 했다.
작년에도 근무한 경험이 있기에 팀장직을 수행하며 매뉴얼 작성, 운영체계 확립, 신입 교육 등 핵심 업무를 담당했고, 휴무일에도 출근 요청에 응해 성실히 근무했다.
그런데 어제 퇴근 후 회사에서 전화를 ‘일을 대충 하려고 하는 게 보인다’며 해고 통보를 했다. A씨는 해고 절차에 위법성이 의심되는데 부당해고로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면 이길 수 있을지, 변호사에게 자문했다.
먼저 상시 근로자 수가 5인 이상인지 아닌지 확인한 뒤 대처해야
변호사들은 먼저 해당 사업장이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인지 아닌지를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해고의 적법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법률사무소 율섬 남기용 변호사는 “만약 상시 근로자 5명 이상으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다면 해고는 서면 통지로 해야 하며, 서면 없이 이루어진 해고는 무효”라고 말한다.
남 변호사는 “이 경우 A씨의 경우처럼 전화로 구두 통보한 해고는 절차적으로 중대한 하자가 있으므로, 이 사유만으로도 부당해고 구제신청의 인용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또한 해고 사유가 ‘일을 대충 하려는 게 보인다’는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주장에 불과하다면, 이는 정당한 해고 사유로 인정받기 어렵다”고 그는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법률사무소 신실 지성현 변호사는 “근로기준법 제23조는 해고 시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며, 제27조는 해고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할 것을 요구한다”고 짚었다.
5인 미만 업체라도 부당해고 다툴 여지 있어
법무법인 한원 조훈목 변호사는 “상시 근로자의 수가 5인 미만 사업장이라면 근로기준법 조항은 적용되지 않기에, 사용자는 자유롭게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다”며 “아마도 당일 해고 통보를 한 사실에 비추어보면, A씨의 직장이 5인 미만 사업장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한다.
직장이 5명 미만 업체라면, A씨는 구제받을 길이 아예 없나?
법무법인 중앙 이평 김태석 변호사는 “사업장에 소속된 상시 근로자가 5인 미만이면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이 불가하고, 법원을 통해 소송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려면 회사의 해고 통보에 대하여 ‘알겠다’고 하거나 사직서 제출 등 사직 의사를 밝히는 서류에 서명하면, 자진 퇴사로 해석돼 추후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고 김 변호사는 조언한다.
“또 A씨가 부당해고를 다투면 사측에서 해고통지 자체를 부정할 수 있기 때문에, 해고 통보를 받은 것에 대해 문의해 채증해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근로계약서상 근무조건에 따라 성실히 일하고 있었음을 입증할 수 있다면, 부당해고 구제 승산 있어
지성현 변호사는 “A씨가 단기간 계약 근로자라도 근로계약서상 근무조건에 따라 성실히 일하고 있었음을 입증할 수 있다면,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한다.
지 변호사는 “A씨가 특히 팀장으로 근무하며 매뉴얼 작성, 교육 업무까지 수행한 점과 근로계약서 작성, 정기적인 출퇴근, 휴일 출근 등은 근로관계를 강하게 뒷받침한다”고 했다.
이어 “전화 해고에 대한 녹음이 없다 하더라도 카톡·문자, 근무표, 출퇴근 기록, 동료의 진술, 계약서 사진, 지급된 급여 내역 등으로 근무 실체 및 해고 사실을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구제신청은 해고일로부터 3개월 이내여야 하니 빠르게 진행하라”고 그는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