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기소유예, 공무원 합격해도 알려질까요?”…한 공시생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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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기소유예, 공무원 합격해도 알려질까요?”…한 공시생의 눈물

2025. 10. 02 09:3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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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대상 성범죄 기소유예 전력으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A씨. 임용 결격사유는 아니지만, 부처에 알려져 ‘주홍글씨’가 될까 두려움에 떨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법적 문제는 없지만, 현실적 고민은 남는다”고 조언한다.

과거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공시생 A씨가 공무원 임용 과정에서 기록이 공개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기소유예 기록, 합격한 부처에 통보되나요?…공무원 신원조회에 잠 못 드는 공시생


과거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공시생이 공무원 임용 과정에서 기록이 공개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국가직 7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A씨의 목소리는 절박했다. 그를 밤잠 설치게 하는 것은 합격에 대한 불안감이 아니다. 과거에 저지른 ‘미성년자의제강제추행죄’와 그로 인해 받은 ‘기소유예’(범죄 혐의는 인정되나 검사가 여러 사정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 처분이라는 꼬리표다. 법적으로 '전과'는 아니지만, A씨는 이를 "지워지지 않는 주홍글씨"처럼 느끼고 있다.


신원조회 동의서에 서명하는 순간, 내 과거도 넘어갈까?


A씨의 고민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최종 합격 후 신원조회 과정에서 기소유예 기록이 임용 결격사유로 걸러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둘째, 설령 결격사유가 아니더라도 ‘민감정보 수집 동의서’를 통해 자신의 과거가 고스란히 임용될 부처에 넘어가 공공연한 비밀이 될 것이라는 공포다.


그는 “인터넷에서 ‘알 사람은 다 안다’는 글을 너무 많이 봤다”며 “평생 반성하며 살겠지만, 새로운 출발선에서조차 과거의 잘못이 발목을 잡는다면 너무나 절망적일 것 같다”고 토로했다. A씨는 공무원이라는 꿈을 "과거를 딛고 일어서려는 마지막 동아줄"이라 표현했다.


법조계 한목소리 “기소유예, ‘전과’ 아니다…결격사유 안돼”


A씨의 질문에 법률 전문가들은 약속이나 한 듯 “법적 문제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기소유예는 유죄 판결이 아니므로, 범죄 경력을 의미하는 ‘전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가공무원법 제33조는 공무원 임용 결격사유로 ‘금고 이상의 실형’이나 ‘집행유예’ 등을 명시하고 있지만, 기소유예는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법무법인 심의 심준섭 변호사는 “기소유예 처분은 공무원 임용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며, 결격사유 조회 시 경찰청 등에서 해당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명확히 설명했다. 비공식적인 조회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즉, A씨가 필기시험과 면접을 통과해 최종 합격자 명단에 오른다면, 과거 기소유예 기록 때문에 임용이 취소될 법적 근거는 전혀 없다는 의미다.


'민감정보 동의서'의 함정인가, 기우인가…법률가들의 답변은


더욱 A씨를 불안하게 했던 ‘민감정보 수집 동의서’ 문제 역시 전문가들은 기우라고 말한다. 동의서에 ‘범죄경력정보’ 수집 항목이 있더라도, 이는 통상 ‘형이 확정된 전과 기록’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기소유예 처분은 형이 확정된 ‘범죄경력자료’가 아닌, 수사 단계의 기록인 ‘수사경력자료’에만 남는다. 그리고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은 법에서 정한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수사경력자료를 함부로 조회하거나 제공할 수 없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더신사 법무법인의 정찬 변호사는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의 범죄경력정보는 형이 확정된 범죄경력을 의미하며, 기소유예 및 수사경력자료는 포함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임용 부처가 법적 근거도 없이 A씨의 수사기록을 들여다볼 권한도,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법은 막아도, 소문은 못 막는다?…현실적 고민의 무게


법은 A씨의 새로운 출발을 보장하지만, 법의 손길이 닿지 않는 '소문'과 '편견'의 영역은 여전히 개인의 몫으로 남는다. 법적 구제와 사회적 인식 사이의 간극이 한 청년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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