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날아온 13억 원 빚 독촉장"... 벼랑 끝 상속인 살린 '특별한정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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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날아온 13억 원 빚 독촉장"... 벼랑 끝 상속인 살린 '특별한정승인'

2025. 12. 10 13:13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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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빚 대물림 막으려면?

서울중앙지법 "상속재산 범위 내에서만 갚아라" 판결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거액의 빚 독촉장을 받게 된다면 남겨진 가족들의 심정은 어떨까.


부모가 섰던 연대보증 빚이 자녀에게 고스란히 상속되어 파산 위기에 몰리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최근 법원은 부친의 사망 후 뒤늦게 거액의 채무 존재를 알게 된 자녀가 '특별한정승인' 절차를 밟았다면, 상속받은 재산 범위 내에서만 빚을 갚으면 된다는 판결을 내렸다. 빚의 대물림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법적 안전장치가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수년 전 사망한 아버지의 '13억 보증 빚'이 아들에게

사건은 2020년 11월, 아버지 C씨가 사망하면서 시작됐다. C씨는 과거 D 주식회사의 채무에 대해 연대보증을 선 상태였다. 당시 보증 한도액은 무려 13억 원에 달했다. C씨는 아내 H씨와 2007년 이미 이혼한 상태였기에, C씨의 사망에 따른 채무는 오롯이 자녀인 B씨가 단독으로 상속받게 됐다.


문제는 이 채무가 시간이 흘러 부실채권 전문 처리 기관인 원고 A사로 넘어가면서 불거졌다. A사는 2024년 10월, 파산한 F사의 파산관재인으로부터 해당 채권(원금 및 지연손해금 포함 약 30억 원 규모)을 양수했다. A사는 상속인인 B씨를 상대로 "아버지 C씨가 섰던 연대보증 한도인 13억 원의 범위 내에서, 우선 3억 9백여 만 원을 갚으라"며 양수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아들 B씨는 아버지의 빚을 갚기 위해 자신의 고유 재산까지 모두 처분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뒤늦게 빚 알게 된 상속인, '특별한정승인'으로 반전 꾀해

벼랑 끝에 몰린 B씨가 선택한 카드는 '특별한정승인'이었다. 민법상 상속인은 상속 개시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단순승인이나 한정승인, 포기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상속 채무가 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뒤늦게 알게 된 경우에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다시 한정승인을 신청할 수 있는데, 이를 특별한정승인이라 한다.


B씨는 소송 진행 중이던 2025년 6월 26일, 인천가정법원에 상속한정승인 신고를 했고, 법원은 같은 해 7월 31일 이를 수리했다. 이는 B씨가 아버지 C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의 한도 내에서만 아버지의 빚을 갚겠다는 의사를 법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원고 A사는 당초 청구원인을 변경하며 B씨의 한정승인 사실을 반영했다. A사는 "피고 B는 망 C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의 범위 내에서 돈을 지급하라"는 취지로 청구 취지를 변경했고, B씨는 이에 대해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법원 "상속받은 재산 한도 내 책임" 명확히 선 긋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리면서도, 피고 B씨의 책임 범위를 엄격히 제한했다. 재판부는 "피고는 망 C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의 범위 및 13억 원의 한도 내에서 원고에게 3억 9백여 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재판부는 "피고 B의 상속한정승인 신고가 법원에서 수리됨에 따라, 피고는 망인으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의 범위 내에서만 상속채무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는 상속인이 자신의 고유 재산으로 부모의 빚을 갚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명확히 확인해 준 것이다. B씨가 변경된 청구원인에 대해 다투지 않아 자백한 것으로 간주되었으나, 결과적으로 한정승인을 통해 과도한 채무 부담에서 벗어나는 실익을 거두게 됐다.


이번 판결은 부모의 빚이 자녀의 미래를 옥죄는 상황에서, 상속인이 취할 수 있는 법적 대응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갑작스러운 소장을 받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상속 채무 초과 사실을 안 시점 등을 입증하여 특별한정승인 절차를 밟는다면, 빚의 대물림이라는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


[참고]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가단88499 판결문 (2025. 10. 24.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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