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쟈' 수사 착수… "가입만 했는데, 저도 범죄자인가요?"
'놀쟈' 수사 착수… "가입만 했는데, 저도 범죄자인가요?"
단순 열람은 괜찮다? 반복 가입과 수상한 ID, 법적 쟁점은?

불법 성착취물 사이트 '놀쟈'의 경찰 수사 소식에 단순 이용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불법 성착취물 유통 의혹을 받는 사이트 '놀쟈'에 대한 경찰 수사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이 들끓고 있다. "다운로드 없이 보기만 했다", "아이디를 잊어 여러 번 가입했다"는 단순 이용자들의 공포 섞인 질문이 쏟아지는 상황.
호기심에 발을 들였다가 피의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 속에서 과연 어디까지가 법의 경계선일까? 변호사들의 분석을 통해 핵심 쟁점을 짚어봤다.
호기심에 발 디뎠다가 '수사 대상' 공포
"유튜브에서 '놀쟈'라는 사이트가 수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을 봤습니다." 한 이용자의 절박한 질문으로 시작된 논란이다. 그는 과거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잊어 3~4차례 해당 사이트에 재가입했으며, 마지막에 만든 아이디 2개는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털어놨다.
사이트 내에서 댓글 작성이나 추천 등 어떤 활동도 하지 않았고, 유료 결제나 다운로드 기록 또한 전무하다. 그가 본 것은 AI가 만든 사진과 특정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한 '능욕 글' 정도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아청물)은 보지 않은 것으로 기억하지만, 7~8개월 전 마지막 접속 이후 수사 소식을 접하며 "이 정도로도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나? 내 휴대폰도 포렌식 대상이 될까?"라며 극심한 불안감을 호소했다.
변호사들 "단순 가입·시청은 죄 안돼…핵심은 '소지'와 '유포'"
다행히 다수 법률 전문가들은 "단순 가입이나 스트리밍 시청만으로는 처벌이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다운로드 하지 않고 스트리밍으로만 시청했다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잘라 말했고, 법률사무소 한강 허은석 변호사 역시 "단순 가입이나 접속, 열람만으로 곧바로 처벌이 이루어지는 구조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법적으로 문제 삼는 행위는 불법 촬영물이나 아청물을 '인식하고' ▲구입 ▲소지(저장) ▲시청 ▲배포하는 적극적 행위라는 것이다.
법무법인 정향 김연수 변호사도 "결제나 다운로드 없이 AI 사진이나 인플루언서 대상 모욕성 게시글을 단순 열람한 것에 불과하고, 몰카 아청물 시청 이력이 없다면 형사처벌 대상에 해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과도한 불안을 경계했다.
그래도 안심은 금물…'반복 가입·문제적 아이디'의 함정
하지만 안심은 이르다. 일부 변호사들은 수사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정황 증거'들을 지적했다.
법률사무소 한강 고용준 변호사는 "반복 가입과 문제 소지 있는 아이디는 고의성과 인식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불리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법무법인 도모 고준용 변호사 역시 "반복적인 재가입 행위는 단순 호기심을 넘어선 적극적인 이용 의도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고 짚었다.
즉, 이러한 행위 자체가 범죄는 아니지만, 수사기관이 '단순 호기심으로 접근한 이용자'가 아닌 '불법성을 인지하고도 적극적으로 사이트를 이용하려 한 자'로 판단할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여울법률사무소 배진혁 변호사는 "가입 시 사용한 아이디가 특정 범죄를 연상시키거나 불법적인 의도를 담고 있다면, 고의성을 의심받을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내 휴대폰도 포렌식 대상 될까?…"핵심은 '혐의 소명'"
가장 큰 공포인 '디지털 포렌식' 가능성은 어떨까? 전문가들은 대체로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허은석 변호사는 "수사 실무상은 운영자, 대량 업로더, 결제 이용자 등이 우선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현재와 같은 이용 형태만으로 바로 대상이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다. 법률사무소 예준 신선우 변호사는 포렌식 여부에 관해 "수사기관이 '의심할 만한 정황'과 '사건 관련성'을 소명해 영장을 발부받을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이용자가 AI 합성 사진이나 불법 촬영물을 저장하거나 시청했다는 증거가 확보된다면,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영장이 발부되고 포렌식이 진행될 수 있다.
결국, 포렌식은 회원 명단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범죄 혐의가 드러났을 때 비로소 이뤄지는 강제 수사 절차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