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자가 뿌린 지옥의 링크, 무심코 클릭한 당신도 '성범죄자' 낙인…법원의 엄중한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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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자가 뿌린 지옥의 링크, 무심코 클릭한 당신도 '성범죄자' 낙인…법원의 엄중한 경고

2026. 02. 09 11:42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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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자살한 유포자가 남긴 '불법 촬영물' 다운로드한 남성

5년 뒤 법정서 벌금형 선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사건의 시작은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망인 B씨는 지하철이나 버스 정류장에서 여성들에게 접근해 환심을 사거나 소개팅 앱을 통해 만남을 가진 뒤, 합의 하에 성관계를 하며 이를 상대방 몰래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범행이 발각되어 수사를 받게 된 B씨는 2020년 11월 17일, 피해자들의 신상정보와 촬영물이 담긴 URL 주소를 다크웹과 텔레그램 등에 광범위하게 유포한 뒤 이튿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하지만 가해자의 죽음으로도 범죄의 확산은 멈추지 않았다. 유포된 촬영물은 이른바 'G', 'H' 등의 키워드로 이름 붙여져 음란물 사이트와 토렌트 등을 통해 끊임없이 복제되고 유통되었다. 이 지옥 같은 유포의 사슬은 결국 2년 뒤,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던 평범한 직장인 A씨의 모니터 앞까지 도달했다.


"호기심에 클릭했을 뿐?"…미국인 업로더가 올린 압축파일의 정체

피고인 A씨는 2022년 5월 5일 새벽, 한 음란물 전문 사이트인 'I' 사이트에 접속했다. 해당 사이트는 가상화폐를 충전해 유료회원이 되거나 댓글을 달아 포인트를 얻어야 영상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구조로 운영되는 곳이었다. 이곳에서 A씨는 'P'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미국인이 올린 게시물을 발견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과거 B씨가 피해자 R씨(가명) 몰래 촬영했던 성관계 장면의 캡처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A씨는 게시물에 첨부된 링크를 클릭해 'S'라는 이름의 동영상 압축파일을 자신의 주거지에서 다운로드했다. 단순히 영상을 시청하고 소지한 행위였지만, 그 안에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촬영된 불법 촬영물이 담겨 있었다.


법원 "피해자 극심한 고통…시청·소지만으로도 죄책 가볍지 않다"

서울서부지방법원(2024고단2457)은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물소지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재판부(판사 홍다선)는 "이 사건 불법 촬영물이 유포된 경위와 내용, 그리고 이로 인해 피해자가 입은 극심한 고통을 고려할 때 피고인의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특히 음란물 전문 사이트를 통해 능동적으로 불법 촬영물을 찾아 시청하고 소지한 점이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종전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이라는 점, 그리고 해당 영상을 외부에 직접 유포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여 형량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직접 촬영하거나 유포하지 않았더라도, 불법 촬영물을 다운로드하여 소지하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엄중한 형사 처벌을 피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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