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믿고 3천만원 빌려줬더니…'나도 사기당했다'며 개인회생 신청, 사기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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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믿고 3천만원 빌려줬더니…'나도 사기당했다'며 개인회생 신청, 사기죄 될까?

2025. 11. 25 14:2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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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들 '용도 속이고 변제능력 없었다면 명백한 사기'…'즉시 고소해야 채권 회수 가능성'

공모주 청약 명목으로 3천만 원을 빌린 지인이 이틀 만에 개인회생을 신청한 경우, 변제 능력 없이 용도를 속였다면 사기죄에 해당한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공모주 대박이라더니…돈 빌려간 지 이틀 만에 개인회생 신청한 친구, 배신일까 사기일까.


지인에게 '공모주 청약에 당첨됐다'는 말을 믿고 3000만 원을 빌려줬으나, 이틀 만에 돌변해 개인회생을 신청했다면 사기죄로 처벌할 수 있을까.


법률 전문가들은 돈을 빌릴 당시 변제 능력 없이 용도를 속였다면 명백한 사기죄가 성립하며, 채권 회수를 위해 즉시 법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공모주 대박"…달콤한 약속과 이틀 만의 배신


직장인 A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지인 B씨가 "공모주에 청약됐는데 증거금이 부족하다"며 3000만 원을 급히 빌려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B씨는 "통장에 6000만 원이 묶여있다"며 A씨를 안심시켰고, "금요일에 원금 3000만 원을 갚고 다음 주에 사례금으로 2000만 원을 더 얹어주겠다"는 파격적인 제안까지 했다. A씨는 B씨의 말을 믿고 돈을 빌려줬다.


하지만 약속된 금요일, B씨의 태도는 돌변했다. 그는 "사실 내가 직접 공모주를 받은 게 아니라, 한 기관에 돈을 입금해 받은 것"이라며 "수수료를 내야 돈이 나온다"고 털어놨다. A씨가 확인한 결과, B씨가 말한 기관은 전형적인 사기 리딩방이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B씨가 A씨에게 돈을 빌린 지 단 이틀 만에 개인회생(채무자가 법원의 도움을 받아 빚을 조정하는 절차)을 신청했다는 점이다. B씨 역시 오랜 기간 리딩방 사기에 당해 대출까지 받은 피해자였고, A씨를 안심시켰던 6000만 원 역시 대출금이었던 것이다.


'피해자'가 된 '가해자'…법의 심판대에 설 수 있나


B씨 역시 사기 피해자라는 점에서 A씨는 고소를 망설였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B씨가 다른 사기의 피해자라는 사실과, A씨에게 사기를 친 행위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법무법인 명중의 윤형진 변호사는 "용도를 속이고 돈을 빌린 경우, 만일 진정한 용도를 고지했더라면 상대방이 돈을 빌려주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계에 있다면 사기죄의 실행행위인 '기망(상대방을 속이는 행위)'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B씨는 '직접 공모주 청약'이라는 허위 용도를 말했고, '6000만 원 자산'이라는 거짓 재력 상태를 꾸며 A씨를 속였다.


법률사무소 율선의 홍경열 변호사 역시 "지인이 사기를 당한 것이 진실인지 여부는 불분명하지만 본인에게 이야기할 때 허위사실을 이야기한 것이 맞다면 이것도 사기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즉, B씨가 A씨를 속여 재산상 이득을 취한 이상 사기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한다는 것이다.


'개인회생 신청'이 결정적 증거?…'변제 능력 없음'의 방증


특히 전문가들은 B씨가 돈을 빌린 지 이틀 만에 개인회생을 신청한 점을 '편취의 고의(재산을 가로챌 고의적 의도)'를 입증할 강력한 정황으로 꼽는다. 사기죄는 돈을 빌릴 당시 갚을 의사나 능력이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데, 단기간 내의 개인회생 신청은 차용 당시부터 이미 채무 변제가 불가능한 상태였음을 보여주는 객관적 증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대출금으로 채무가 있는 상황에서 변제 능력이 없음에도 돈을 차용하고, 차용 직후 개인회생을 신청한 것은 편취의 고의를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대법원 판례 역시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더라도 범행 전후의 재력, 환경, 거래 이행과정 등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해 편취의 고의를 판단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다리면 손해"…변호사들 '즉시 고소' 한목소리 낸 이유


A씨는 B씨가 회생 후 여유가 되면 돈을 갚겠다고 하자 고소를 망설였다. 그러나 변호사들은 '기다림'이 최악의 수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법률사무소 두루라기 이주락 변호사는 "시간이 지날수록 지인 입장에서 사기죄 고소에 대응할 시간이 늘어난다"며 고소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인회생 절차와 사기 채권의 관계다. 법무법인 청목 엄건용 변호사는 "사기죄가 성립하는 경우, 대여한 돈은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권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개인회생 또는 개인파산을 하여도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무는 면책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즉, A씨의 채권이 사기로 인한 '비면책 채권(개인회생으로도 면제되지 않는 빚)'으로 인정받으면, B씨가 법원에서 다른 빚을 탕감받더라도 A씨에게 빌린 3000만 원은 전액 갚아야 할 의무가 남는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선 신속한 형사 고소가 필수적이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는 "상대방이 사기로 형사처벌을 받아야만 회생결정이 나와도 채권이 소멸하지 않기 때문에 고소 건에 집중해야 한다"며 "수사 과정에서 합의를 통해 피해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결과"라고 조언했다.


결국 친구의 배신에 눈물 흘릴 시간이 없다.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선 지금 당장 증거를 챙겨 법의 문을 두드려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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